[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예상대로다. 명장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대로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감독들의 지략대결로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EPL이 모처럼 전술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비슷비슷한 체력 중심의 선굵은 축구에 지쳐가던 눈이 모처럼 호강하고 있다. EPL에서 그려지는 빅매치마다 현재 축구의 트렌드가 잘 나타나고 있다.
17일(한국시간)에 열린 리버풀과 첼시의 라이벌전도 흥미로웠다. 감독 싸움이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색깔이 갈수록 짙어지는 리버풀과 이탈리아 명장 안토니오 콘테 스타일로 변해가는 첼시의 충돌은 과거 빅4 시절 보여주던 열기를 다시 이끌어냈다.
사실 한동안 리버풀과 첼시의 맞대결은 흥미가 떨어져왔다. 2000년대 중반 EPL과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서 치열하게 싸우기도 했던 두 팀은 어느새 리버풀이 빅클럽 반열에서 떨어져나가며 긴장감이 사라졌었다.
그랬던 두 팀의 싸움이 불꽃튀었다. 강도 높은 압박으로 적지도 안방처럼 만든 리버풀을 상대로 가능한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승부를 보려는 첼시의 대결은 양 감독의 성향을 제대로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달리는 축구로 첼시의 기동력을 무너뜨린 리버풀이 승리하면서 선두권 싸움을 안갯속으로 끌고 갔다.
지난 주말 맨체스터 더비도 벤치 싸움이 눈부셨다. EPL에 오리지널 점유율 축구가 무엇인지 과시하는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에 부임하며 부활에 나선 조제 무리뉴 감독의 대결은 이목을 집중시킨 만큼 눈부셨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합류로 달라진 맨시티의 공격 방법과 후반 지키기 위한 수비적인 점유율 축구의 효율성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에 어울려 과감한 카드를 꺼내든 무리뉴의 파상 공격 전술도 박자를 맞추며 명승부를 완성했다.
여기에 EPL을 상징하는 지략가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과 지난 시즌 역습 축구의 완성도를 과시한 레스터 시티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아직 엇박자를 내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등 상위권 팀들까지 빅4를 넘어 빅7의 맞대결은 사령탑의 전술 역량을 한껏 즐기는 무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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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