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총평할 게 없다."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일본 전지훈련에서 가진 첫 연습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KB손해보험은 29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가진 일본 V.프리미어리그의 파나소닉 팬더스와의 연습경기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2(19-25 25-23 25-23 21-25)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양팀 합의 하에 4세트만 치르기로 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2015-16 일본 V.프리미어리그 4위에 오른 강호다. 외국인 선수 없이 자국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렀지만, 기본기와 스피드에 충실한 일본 배구 스타일을 잘 보여줬다. 강성형 감독은 "정상급 센터 이선규를 영입한 만큼 센터진의 공격 점유율을 늘리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강 감독은 올 시즌 주장직을 맡긴 권영민을 주전 세터로 내세웠고, 트라이아웃 2순위로 뽑은 아르투르 우드리스(벨라루스)를 라이트로 기용했다. 레프트 두 자리엔 토종 에이스 김요한과 2년차 신예 황두연, 센터진엔 이선규-하현용을 기용했다. 부용찬의 보상 선수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리베로에는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영입한 곽동혁을 기용했다.
강 감독의 의도대로 권영민은 경기 초반 속공을 자주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1세트 11-12로 뒤진 상황에서야 우드리스의 공격이 처음 나올 정도로 속공의 적극적인 활용과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12-12 동점 이후 이단 연결 범실과 서브 범실, 공격 범실 등 기본적인 부분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점수 차가 점점 벌어졌고 결국 1세트를 19-25로 내주고 말았다.
2세트 초반 분위기도 1세트와 다르지 않았다. 서브 범실과 리시브 불안에 이은 토스 범실이 터져나왔고, 파나소닉은 KB손해보험의 기록되지 않은 범실로 쉽게 넘어온 공을 파이프 공격으로 연결시키며 점수차를 4-8까지 벌렸다. 그러자 강 감독은 윙리시버 자리에 황두연 대신 김진만을 투입했고, 선수 교체는 곧바로 적중했다. 김진만이 들어오자마자 리시브를 정확하게 받아올리자 하현용의 속공이 나왔다. 이어 하현용의 서브가 그대로 넘어오자 이선규가 다이렉트 킬로 연결했고, 상대 공격범실과 이선규의 블로킹까지 연이어 나오며 8-8 동점을 이뤘다. 이후 1~2점차 열세 접전을 이어나가던 KB손해보험은 2세트 후반 우드리스의 백어택과 상대 공격범실로 22-22 동점을 이루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상대 공격 범실로 세트포인트를 맞은 KB손해보험은 이선규의 결정적인 블로킹 득점으로 2세트를 25-23으로 잡아냈다.
3세트엔 경기 초반 공격에서 그리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 했던 우드리스의 폭발적인 공격력이 불을 뿜었다. 특히 이단 연결되어 올라온 공을 2m12의 큰 신장의 타점에서 내리 꽂으며 파나소닉 코트를 맹폭했다. 우드리스의 맹활약으로 세트 중반 KB손해보험은 16-10까지 달아났고, 세트 후반 24-23까지 쫓겼으나 이선규의 속공으로 3세트도 따냈다.
최소 무승부를 확보한 강 감독은 4세트 들어 백업 멤버들을 위주의 라인업을 짰다. 3세트 초반부터 공격을 조율한 세터 양준식이 4세트에도 선발 출장했고, 김요한 대신 이강원, 하현용 대신 이수황을 대신 투입했다. 리베로도 곽동혁 대신 백계중을 기용해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을 시험했다. 세트 중반까지 15-15로 대등히 맞선 KB손해보험은 세트 후반 범실로 인해 점수를 야금야금 내줬고, 결국 21-25로 4세트를 내주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우드리스가 공격 성공률 50%(17/34)를 기록하며 양팀 통틀어 최다인 19점을 몰아쳤고, 센터 이선규가 블로킹 4개 포함 12점을 올리며 팀 내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에 강성형 감독은 "기본이 너무 부족한 배구를 했다. 고참들도 그렇고, 아랫 연차들도 그렇고 거의 모든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쉬웠다. 다른 연습 경기 땐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아쉽다"며 혹평했다. 이어 "물론 연습 경기이기에 오전에 실시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전 경기날에 비해 강하게 해서 선수들의 몸이 무거울 수는 있다. 그래도 이렇게 짜임새가 부족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전지 훈련을 하는 것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파나소닉의 빠른 배구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강 감독은 "현대캐피탈이나 대한항공, OK저축은행 등이 빠른 배구를 많이 구사한다. 이번 일본 전지훈련에서 그 팀들과의 경기를 대비한 좋은 훈련이 될 듯 하다. 우리도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팀 컬러를 보여주며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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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