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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줌인] 힘 못 쓴 펜싱, 박상영 보물 건졌다

기사입력 2016.08.15 06:00 / 기사수정 2016.08.15 02:47

김미지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회 9일차,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의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대표팀은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에서 박상영(21, 한국체대)이 금메달,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김정환(33,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단체전은 남녀 모두 '노메달'에 그쳤다.

4년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냈던 것과 비교해 다소 아쉬운 성적이였지만 '기적의 역전극'으로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세계 랭킹 21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박상영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대표팀에 포진해 있었고 21살의 박상영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로 평가됐다. 하지만 박상영은 16강전에서 세계 랭킹 2위의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를 누르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박상영은 세계 랭킹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상대 선수들을 차근차근 격파하며 결승전까지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세계 랭킹 3위의 게자 임레(헝가리)였다. 임레는 박상영보다 20살이나 많은 노장이었고 박상영이 태어나기도 전에 검을 잡은 상대였다. 임레는 박상영을 상대하며 그만큼 노련한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승전 마지막 3세트에서 박상영은 10-14로 4점이나 뒤져있었고 보는 이들은 모두 '은메달도 값지다'는 시선으로 박상영을 바라봤다.

모두가 포기한 순간, 박상영은 오히려 침착하게 "할 수 있다"고 자기 주문을 외우며 금메달까지 단 1포인트만 남긴 임레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후 박상영은 그야말로 기적같은 5포인트를 연이어 따내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대한민국의 3번째 금메달이었으며 앞으로 대한민국 펜싱을 책임질 '젊은 피'가 따냈기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금메달이었다.

14일(한국시간) 진행된 에페 단체 8강전에서도 박상영은 빠른 몸놀림을 보이며 상대 선수들을 압도했다. 8강전 상대는 개인전에서 박상영에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한 임레가 속해있는 헝가리 대표팀이었다.

총 세 개의 라운드에 나선 박상영은 '막내'답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총 16점을 따냈다. 특히 4라운드에서 임레를 다시 만난 박상영은 상대의 혼을 빼는 빠른 경기력을 보여주며 무려 12개의 포인트를 따냈다. 종전에 2점차로 뒤지고 있던 8-10의 스코어는 박상영의 활약에 오히려 2점차 리드로 20-18이 됐다. 그야말로 '막내의 대역전극'이었다. 

이후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42-45로 패하고 말았지만 박상영이 보여준 역전의 순간은 한여름 무더위를 날릴 수 있을만큼 짜릿했다. 애초에 "단체전을 목표로 하고 왔다"는 박상영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단체전에서 보여준 그의 플레이는 확실히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제 21살, 박상영은 앞으로 한국 펜싱을 이끌어갈 재목으로서 다음 목표를 향해 다시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리우올림픽 특별취재팀>      

취재=조용운, 조은혜, 이종서, 김미지, 신태성, 류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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