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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격차도 벌벌, KBO 리그는 역전 경계령

기사입력 2016.08.01 16:15 / 기사수정 2016.08.02 00:09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뒤집기가 빈번하다.

지난달 31일 마산에서는 충격적인 역전 승부가 펼쳐졌다. 이미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간 LG 트윈스는 3차전 7회초까지 8-0으로 앞서있어 스윕시리즈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7회말 거짓말처럼 LG의 마운드는 무너졌다.

우규민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윤지웅-이승현-진해수-김지용-이동현으로 이뤄진 불펜진은 상대 타선을 이겨내지 못하고, 7회말과 9회말 여덟 점 차 뒤집기를 허용하고 말았다. 수비진의 실책이 빌미가 됐지만, 투수진 역시 제구 난조로 인한 사사구로 역전패에 한 몫을 하고 말았다.

열 점 차로 스코어가 벌어져도 리드하는 팀이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투수보다 타자의 발전 속도가 빠른 현실과 양적으로 부족한 마운드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감독들도 믿고 경기 후반을 맡길 투수들이 부족한 작금의 상황이다. 

결국 큰 점수 차로 리드하고 있어도 감독들은 불안한 나머지 필승 계투진을 마운드에 등판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필승 계투진의 과부하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전체 시즌의 65% 가량을 소화한 KBO 리그에서 올 시즌 나온 역전횟수는 220회다. 이 기록을 기반으로 예상한 올해 KBO 리그 역전 횟수는 297회다. 720경기 중 절반에 조금 미치지 않은 경기에서 역전이 나온다는 뜻이다.

최근 3시즌 간 KBO 리그는 경기 당 양 팀 합계 평균 11득점을 주고받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타고투저 양상이 짙어진 가운데 감독들은 마운드 운용에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팀 평균자책점이 순위 경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균자책점 1~2위 팀인 두산과 NC는 나란히 순위표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역전 승부는 올 시즌 순위 싸움에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역전승을 거둔 두산(28승)은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고, 가장 많은 역전패를 기록한 삼성(29패)은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뒤집기 승부는 각본 없는 스포츠의 묘미다. 그러나 빈번하게 역전 경기가 펼쳐진다면 리그의 질을 걱정해야 될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8월 여름 전쟁, 열 개 구단이 '역전'에 떨고 있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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