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초점] '굿와이프', 명품 드라마 이끈 '배우의 힘'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웰메이드 호평? 모두 배우 덕분 아닐까요"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tvN '굿와이프'의 웰메이드 비결을 묻자 이정효 감독이 내놓은 답변이다.

이정효 감독은 28일 열린 '굿와이프' 기자간담회에서 '굿와이프'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쏟아냈다.

'굿와이프'는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이에 국내 최초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작인 것부터 전도연의 11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 등 숱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어서 지난 8일 첫방송부터 구멍 없는 연기력과 빈틈 없는 연출로 명품 드라마 반열에 올라섰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도 사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효 감독은 "원작을 재밌게 봤다. 막상 직접 진행을 하려다 보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이야기 자체가 매력적이었고, 한국 정서가 있다고 생각해서 할만하다 생각이 들었다. 그 힘으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마침 좋은 배우분들이 캐스팅 잘 돼서 지금까지는 재밌게 잘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굿와이프'는 초반부터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스토리로 집중시켰다. 지난 6회에서는 전도연이 윤계상과 키스를 한 뒤 바로 남편 유지태와도 애정신을 이어간 것. 이정효 감독 또한 한국 정서에서 이해될 수 있을지 고민이 앞섰던 대목이지만 예상 외로 해당 장면의 당사자인 전도연이 명쾌한 답을 내렸다.

전도연은 "나도 촬영 전에는 어떤 감정인지 확신이 안섰다. 그런데 촬영을 하고 나니 김혜경이 어떤 마음인지 알겠어서 서글펐던 씬이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한 행동 같았다. 감정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씬이었다는 생각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해당 방송이 전파를 탄 후, 긍정적 의미의 화제가 두드러졌다. 단순히 스킨십과 애정신에 관심이 쏠린 것이 아닌, 전도연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장면이다.


전도연 뿐만 아니라 유지태는 전무후무한 '쓰랑꾼(쓰레기+사랑꾼)' 캐릭터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무엇이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역이면서도 아내 전도연을 위해서는 희생적인 사랑꾼 면모로 미워할 수 없는 역할을 잘 소화해낸 것.

유지태에게도 이 작품은 도전과도 같았다. 역할만 단적으로 놓고 보자면 유지태의 이미지에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배우가 자신의 이미지가 소모되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작품도 좋고 함께하는 배우들도 좋은데 역할은 고민이 됐다. 회사에서도 내부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선택을 한 이후 진심을 담으려 노력했고 그게 잘 전달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정극 연기는 첫 도전인 애프터스쿨 나나와, 배우 인생을 시작한 후 인생작을 만난 윤계상까지 '굿와이프'는 출연진의 존재만으로도 이끄는 힘이 상당한 작품이다. 의외인 점은 리메이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모두 챙겨본 배우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정효 감독은 "일부러 배우들에게 원작을 다 보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그만큼 한국적 정서가 있는 작품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원작에 없는 에피소드도 가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이 오히려 원작에 얽매이지 않는 캐릭터 표현을 가능하게 했고, 원작 팬들도 새로 입문한 팬들도 신선하게 느끼지만 어색함 없는 시청을 이어가게 한 비결이었다.

기자간담회의 마지막까지도 이정효 감독은 모든 공을 배우에게 돌렸지만 연출 또한 '굿와이프'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치다. 실제로 대부분의 드라마는 긴박한 촬영 현장 속에 A, B팀으로 나뉘어져 찍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굿와이프'는 모든 촬영을 이정효 감독 홀로 진두지휘하며 통일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괴리감 없는 장면연결이 가능하고, 사전제작은 아니지만 꽤나 여유로운 촬영 스케줄이 명품 드라마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굿와이프'는 연출, 극본, 배우 3박자가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며 웰메이드 작품이 될 수 밖에 없었음을 입증했다. 또한 '굿와이프'가 지니고 있는 '설득의 힘'은 시청자를 매료시키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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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