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전반 11분 만에 끝난 경기였다. 전반이 끝나고 기상악화로 2시간 넘게 지연되면서 장시간 시간 소요가 있었지만 정작 칠레의 결승행은 경기 시작 11분 후 완성된 짧은 승부였다.
칠레가 2년 연속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올랐다. 칠레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솔져필드에서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준결승에서 콜롬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칠레는 지난해 우승에 이어 연패 가능성에 한층 더 높였다.
팽팽한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던 경기는 주심의 시작 휘슬이 울린 후 11분 만에 칠레의 2골이 터지면서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콜롬비아는 시작부터 내달리는 상대 호흡을 따라가지 못하다 연거푸 실점하면서 전의를 잃고 말았다.
칠레의 초반 공격 선택은 콜롬비아전이 처음이 아니다. 칠레는 8강서 치른 멕시코전에서도 경기 시작부터 강한 압박과 스피드를 통해 상대를 흔들면서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에드손 푸치로 구성된 첼리의 스리톱의 장점은 압박력이 좋다는 점이다. 이들이 상대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에 위치해 벽을 형성하고 미드필더가 볼을 잡은 멕시코 선수들을 압박해 볼을 빠르게 가로채는 방식이 칠레가 구축해 놓은 압박의 덫이었다. 멕시코는 칠레의 달리는 축구에 정신을 잃었고 후반에 대량실점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푸치가 호세 푸에살리다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콜롬비아의 빌드업을 흔들었고 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며 상대 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결국 칠레는 전반 7분과 11분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면서 콜롬비아에 숨을 돌릴 틈을 주지 않았다.
전반부터 많이 뛰는 방식으로 콜롬비아를 당황시킨 칠레는 하프타임 때 기상악화로 2시간 가량 중단된 탓에 체력을 회복하면서 후반에도 위력적이고 과감한 운영 방식을 유지했다. 더구나 콜롬비아가 후반 12분 카를로스 산체스의 경고누적으로 10명이 뛰게 되면서 칠레는 날개를 달았고 무난한 승리를 완성했다.
시작부터 점점 빨라지고 과격해지는 칠레의 초반러쉬는 코파 아메리카의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조직화되고 힘이 붙는 중이다. 반갑게도 칠레의 마지막 상대는 볼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가는 아르헨티나다. 칠레의 기동력이 힘을 받을 수 있는 상대인 만큼 2연패에 대한 꿈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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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