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류민규 기자] 영연방에 속해 있는 나라들이지만 역사적으로 앙숙인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축구를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16일 (한국시각) 프랑스 랑스에 위치한 스타드 펠릭스 볼라르에서 유로 2016 조별리그 B조 2차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두 팀은 앙숙 관계답게 경기전부터 양 팀 선수들과 감독들은 설전을 벌이는 등 벌써부터 치열한 열기로 후끈한 상황이다.
양 팀 상대전적 - 68승 22무 14패. 잉글랜드 우위
예상 라인업
마지막 1분을 못 버티고 승리를 놓친 잉글랜드
지난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에릭 다이어(22, 토트넘 홋스퍼)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지만, 경기 종료를 앞두고 동점 골을 허용하며 통한의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잉글랜드가 1차전에 아쉽게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자 잉글랜드 감독 로이 호지슨(68, 잉글랜드)의 선택이 도마 올랐다. 바로 세트피스 키커 지정 문제와 교체카드에서였다. 물론 소속팀에서 프리킥을 차지 않았던 다이어가 골을 기록했기에 작전은 일부분 성공했다. 하지만 코너킥에서 해리 케인(22, 토트넘 홋스퍼)이 키커로 나선 것이 논란이 됐다.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허무하게 날려 보냈다. 웨인 루니(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담 랄라나(28, 리버풀) 등 코너킥을 처리할 수 있는 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케인을 선택한 점은 아쉬운 선택이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앨런 시어러(45, 잉글랜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만약 감독이 나한테 코너킥 차라고 부탁했으면 다른 선수에게 시키라고 대답했을 것이다”고 하며 호지슨의 선택에 의문을 품었다.
또한, 교체 카드 선택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호지슨은 부진했던 케인을 교체하지 않고 끝까지 믿었다. 하지만 케인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호지슨 감독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교체카드 2장만 사용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제이미 바디(29, 레스터시티)나 다니엘 스터리지(26, 리버풀) 등 교체 명단에 좋은 공격자원이 있었음에도 투입하지 않은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잉글랜드는 경기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잉글랜드는 지난 1차전 경기 전 러시아 팬들과 잉글랜드 팬들의 충돌로 인해 유럽축구연맹(UEFA)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 다음 경기가 앙숙관계인 웨일스와의 경기이기 때문에 잉글랜드축구협회는 UEFA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만약 웨일스와의 경기에서도 폭력사태가 또 발생한다면 최악에는 실격처리까지 될 수 있다.
경기 내적, 외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인 만큼 잉글랜드는 분위기를 잘 추스르는 것이 중요하다. 잉글랜드가 1차전의 아쉬움을 달래고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역사적인 유로 첫 승을 기록한 웨일스
잉글랜드와는 반대로 웨일스의 분위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조별예선 1차전인 슬로바키아전에서 가레스 베일(26, 레알 마드리드)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과 함께 헐 롭슨-카누(27, 레딩)의 역전 골로 슬로바키아를 2-1로 꺾었다. 유로 첫 출전, 첫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며 웨일스 축구역사에 기억될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 웨일스의 에이스 베일은 어김없이 에이스의 면모를 발휘했다. 베일은 시종일관 슬로바키아를 괴롭히며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골까지 기록했다. 베일 이외의 선수들 역시 각자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특히 벤 데이비스(20, 토트넘 홋스퍼)는 마렉 함식의 결정적인 슈팅을 환상적인 태클로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도 했다.
웨일스는 잉글랜드와의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잉글랜드에게 승리를 거둔 것도 1984년 친선경기에서의 1-0 승리가 마지막이다. 하지만 유로에서 역사적인 1승을 거둔 만큼 웨일스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과연 웨일스가 앙숙 잉글랜드를 꺾고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yryu34@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류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