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경쾌한 탭댄스와 재즈풍의 음악으로 무장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한국 초연 20주년을 맞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코러스 걸 페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과정을 화려한 탭댄스 군무와 함께 담은 작품이다.
1980년 뉴욕 윈터 가든 극장에서 초연한 뒤 브로드웨이에서만 5,000회 이상 공연됐고, 국내에서는 1996년 초연 이래 20년 간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오리지널 라이선스 뮤지컬 중 처음으로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번 공연은 기존의 오리지널버전이 아닌 뉴 버전(2001년 리바이벌 버전)으로 찾아온다. '키스미, 케이트, '캬바레' 등의 안무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안무가 레지나 알그렌이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레지나 알그렌 연출은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20주년 제작발표회에서 "20년 전에 처음 왔고 중간에도 여러 번 한국에 왔다. 새 장면에 대해서는 비밀이라 말해줄 수 없다. 캐스트와 앙상블이 훌륭하기 때문에 보러 오면 좋을 것이다. 모든 장면이 다 훌륭하다. 비밀은 비밀로 남겨둬야 되니 와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배우들과 처음 호흡하는 레지나 알그렌 연출은 "연출이 처음은 아니지만 한국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 배우들을 굉장히 사랑한다. 언어의 장벽으로 번역 과정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스팅의 면면이 화려하다. 송일국, 이종혁, 김선경, 최정원, 임혜영, 에녹 등이 출연한다. 악명 높은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에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는 송일국과 이종혁이 더블캐스팅됐다. 과거 유명세를 떨쳤던 뮤지컬 여배우 도로시 브록 역에는 베태랑 배우 김선경과 최정원이 출연한다. 임혜영은 페기 소여, 에녹은 빌리 로러를 연기한다.
최정원은 "1996년에 앙상블 중 한 명인 애니 역할을 맡아서 초연 무대에 섰다. 나이가 들어 도로시 브록을 맡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20년 만에 이루게 됐다. 실제 배우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연습하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초연 배우로서 20년 만에 도로시 역을 맡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페기 소여에게 있었던 일이 내게도 일어난 적 있다. 공연 9일 전에 내가 맡고 싶었던 역할의 선배님이 다쳤다. 내가 오디션을 보게 됐고 스무 살 때 그 선배님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래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항상 내 얘기 같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16년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누구나 페기 소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줄 수 있어 특별하다.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우리나라의 뮤지컬을 꿈꾸는 배우들에게도 꿈은 이뤄진다는 희망을 줄 것 같다. 영광스럽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에도 도로시 브록을 연기했던 김선경도 "이번에는 더 농도가 짙고 성숙한 브룩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세상에 현혹이 된 도로시였다면 이제는 나이도 있고, 성숙한 도로시를 표현할 계획이다. 도로시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알려주고 싶다. 과거에는 열심히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해서 배우로서 많이 즐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배우로서 즐길 수 있을 만큼 하고 있다"며 각오를 전했다.
송일국은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다. 연극 '영웅', '나는 너다' 등으로 무대에 섰지만 뮤지컬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 18년 만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송일국은 "뮤지컬은 제게 꿈,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춤을 추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하는 것도 아닌데 꿈을 이룰 수 있게 기회를 준 최정원 선배님에게 감사하다. 최정원 선배님이 추천한 덕에 배역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달 넘게 보컬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 이후 이종혁 씨와 같이 연습했는데 '형, 보컬 트레이닝 받아야 할 것 같아'라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말 많이 좋아지고 있다. 공연할 때쯤 되면 들어줄 만하지 않을까 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종혁은 "평상시 이미지와 비슷한, 날카로운 줄리안 마쉬를 보여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42살이다"고 말문을 연 그는 "황정민 씨가 다른 역할을 했었는데 재밌다고 강력 추천했다. 최정원 선배님도 추천하셨다. '시카고' 때의 느낌과 비슷할 수도 있는데 다르게 줄리안 마쉬를 연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임혜영과 에녹은 원캐스트로 역할을 소화한다. 꿈을 찾아 브로드웨이로 건너온 페기 소여 역의 임혜영은 "7년 전에 했는데 다시 처음 하는 기분이다. 탭을 많이 두드릴수록 무대에서 완성도가 높다. 체력관리를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한다. 명장면도 예상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빌리 로러가 된 에녹은 "브로드웨이42번가'의 첫 연습이라 발톱도 빠졌다. 연습 과정 자체가 매력인 작품이다. 그 어떤 작품보다 함께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23일부터 8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