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아직 에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규민은 지난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첫 맞대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9이닝 무실점 2피안타 7탈삼진 1볼넷 역투 끝에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이날 우규민은 총 94구를 던지며 9이닝을 책임졌다. 이는 이닝 당 약 10.4구밖에 던지지 않는 효율적인 투구였다. 그의 빠른 투구 패턴에 힘 입어 야수들을 호수비로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이와 함께 많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두 점을 선취하며 우규민의 시즌 2승을 도왔다.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에도 불구하고 우규민이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팀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그는 "지난 등판 때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던 것에 대해 미안했었다"라며 "오늘 경기는 빠른 투구로 많은 이닝을 가고 싶었는데 마침 잘 먹혔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올 시즌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우규민의 호투는 LG의 빛이 되고 있다. 우규민은 다섯 차례 등판을 해 2승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팀은 네 번이나 승리했다.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우규민은 자신이 에이스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직까지 내가 에이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며 "다섯 명의 선발 중 한 명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내가 나오는 경기에서 야수들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고, 이렇게 생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4월 14일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따낸 우규민. 이날 그의 투구는 완봉승이라는 기록도 오히려 아깝다고 느껴질 만한 호투였다. 우규민은 "사실 안타를 맞기 전에도 노히트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라며 "날씨가 추워서 빨리 경기를 진행하고 싶었다. 지난 2013년 첫 완봉 때는 선발 투수로 보직을 옮긴 지 얼마되지 않아 완봉을 하겠다고 던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은 완봉을 꼭 해야겠다는 각오였다. '선두 타자는 무조건 잡겠다, 주자가 출루하면 낮게 낮게 투구하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우규민은 배터리 호홉을 맞춘 정상호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상호 형이 홈플레이트 앞에 있으면 (체격적 조건이 좋아) 스트라이크 존이 크게 느껴진다"라며 "사인도 내가 원하는 공을 바로바로 캐치해 낸다. (정)상호 형만 믿고 던진다는 생각도 가진다. (정)상호 형을 100% 신뢰하고 던졌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우규민은 올 시즌 초반에 대해 "아직까지 패배가 없다는 것에 만족한다"라며 "또한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이 많이 이겨서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우규민은 자타공인 LG의 에이스다. 그는 위기의 팀을 구하는 승리의 파랑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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