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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After GSL] 같은 종족, 다른 스타일의 4강전

기사입력 2016.04.18 00:02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2011년 시작한 GSL은 거의 매 시즌 결승 대진으로 고민해왔다. 특히 동족전 결승이 많이 나온 GSL 초반에는 4강 경기 결과에 따라 담당 PD가 소주를 마실지 맥주잔이 깨져라 건배를 할지 결정이 될 정도였다.

이번 시즌 결승은 테란과 프로토스의 결승이 확정됐다. 4강 한 날개에는 테란 두 명이, 다른 한 쪽에는 프로토스 두 명이 준결승을 기다리는 것. 다음 주 수요일에는 진에어 그린윙스 테란 김도욱과 kt 롤스터 테란 전태양이 대결을 벌이고, 이어 금요일에는 kt 롤스터 프로토스 주성욱과 삼성 갤럭시 프로토스 백동준이 맞붙는다.

4강에 오른 네 선수지만 테란과 프로토스는 서로 입장이 다르다. 김도욱과 전태양은 각각 조성주와 이영호의 그늘에 가린 2인자의 위치에 있었다. 김도욱은 이번 시즌부터 달라진 모습이 보였다. 기본기에 준비를 확실히 한다고 해도 김도욱이 김준호를 이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결국 김도욱이 김준호에게 밀려 탈락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김도욱의 연습 상대는 김준호의 상성 우위인 김유진이었다. 이번 시즌 김도욱은 저그전만큼은 수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유독 프로토스와의 경기는 드물었다. 그만큼 검증되지 않았고, 32강에서 송병구와 만났 승리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는 없었다. 그러나 8강으로 김준호를 상대로 할 때의 모습은 많이 달랐다. 김유진과 연습을 통해 많은 상황의 대처법을 만들었고, 그것을 실전에서 긴장하지 않고 그대로 보였다. 그 결과로 3대 1이라는 스코어로 4강에 올랐다.

전태양 역시 이영호에 가린 2인자였다. 이영호의 후광에 가려져 있는 선수였고, 이영호가 은퇴하며 이영호가 받던 기대를 한 순간 자신이 모두 짊어지게 됐다. 자칫하면 부진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전태양은 이를 멋지게 극복했다. 최근에 전태양은 자신을 항상 따라다니던 유망주라는 기대에 대한 부담을 벗어 던졌다고 말했다. 부담을 피한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선 것. 그리고 이번 시즌 최고의 테란으로 떠오르며 통신사 라이벌인 테란 조중혁까지 격파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을 준비를 마쳤다.

김도욱과 전태양 모두 이번 시즌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서로 최고의 테란을 가리는 4강 무대에서 김도욱은 전태양의 폭발적인 견제가 터지는 순간 흔들리더라도 빨리 수습하고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다행히 같은 팀 조성주는 이런 플레이에 능해 8강처럼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반면 전태양은 스타일을 바꿔 김도욱을 상대해야 한다. 김도욱은 상대 스타일을 빠르게 파악하고 상대의 약점을 찾는다. 하던 대로 하면 전태양의 빈틈을 찾은 김도욱에게 무너질 수 있다.





테란이 2인자 탈피를 위한 눈물겨운 대결이라면, 프로토스는 군단의 심장을 지배했던 우승자 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무대다. 백동준은 2013년 GSL 시즌 3 우승자고, 주성욱은 2014년 GSL 시즌1 우승자다. 둘 다 당시 최고의 경기력을 가지고 있던 어윤수를 상대로 우승을 거뒀다. 비슷한 시기에 정점을 찍은 선수다. 하지만 두 선수는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주성욱과 백동준은 모두 수비에 중점을 두는 선수다. 그러나 백동준은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바로 경기를 끝낸다. 그의 별명인 ‘무사’와 일치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다. 반면, 주성욱은 상대가 힘이 빠질 때까지 계속 막아내다 더이상 상대가 저항할 힘이 없다고 판단하면 그제서야 경기를 끝낸다. 현재 프로토스 동족전은 추적자 이후 분열기로 승부를 벌이는 한 방 싸움으로 결정된다. 한순간 시야를 놓치면 게임을 놓치면 경기가 끝난다.

주성욱과 백동준의 준결승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며 기량이 만개한 두 선수 중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마지막 요소인 집중력을 놓고 대결하는 자리다. 동족전에서 집중력을 살릴 수 없다면, 테란의 정신없는 견제에 쉽게 무너진다. 팀은 다르지만, 누가 테란을 상대할 자격이 있는지 벌이는 라크쉬르다.

브루드 워 마지막을 장식한 두 번의 결승은 프로토스와 테란의 대결이었다. 그 구도는 스타크래프트2 마지막 확장팩인 공허의 유산에서도 그대로 그려졌다. 과연 테란과 프로토스를 대표해서 결승에 오를 선수는 누가 될까. 그 무대가 될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vallen@xportsnews.com 글=박진영 GSL 해설/정리=박상진 기자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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