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게리 네빌(41) 감독이 6개월의 짧은 계약기간마저 채우지 못하고 발렌시아에서 중도하차했다.
발렌시아는 3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네빌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네빌 감독은 불과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우려대로 결과가 나왔다. 네빌 감독은 지난 2011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 주로 축구해설가로 활약했다. 지도자 생활이라도는 잉글랜드 대표팀 코치가 전부일 만큼 팀을 이끄는데 경험이 일천했다.
그럼에도 발렌시아가 네빌 감독을 택한 데는 구단주의 인맥이 자리했다. 선임 당시 '유로스포르트'는 피터 림 발렌시아 구단주와 네빌 감독, 필립 네빌 코치가 잉글랜드 7부리그 팀인 살포드 시티의 공동 구단주로 비지니스 관계임을 밝힌 바 있다.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네빌 감독은 "역사적인 구단에서 좋은 제안을 해 거절할 수 없었다. 나를 경험 없는 해설자로 판단하겠지만 최선을 다해 의심을 불식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네빌은 4개월 동안 내용과 결과 모두 잡지 못했다. 축구해설가를 통해 경기 분석에 대한 전문가로 알려졌으나 정작 네빌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실전에서 통하지 않았다.
부임 초기 네빌 감독은 다니엘 파레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4-1-4-1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네빌 감독의 생각과 달리 파레호는 수비적인 면이 부족했고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달 FC바르셀로나와 코파 델 레이에서도 네빌 감독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상대의 측면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풀백만 4명을 선발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안을 꺼냈지만 0-7의 치욕적인 실패를 맛봐야 했다.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는 네빌 감독의 운영은 달갑지 않은 기록만 썼다. 부임 후 리그 9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해 최악의 시기로 기억되는 로날드 쿠만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바르셀로나에 0-7로 무너진 것도 23년 만의 7골 차 대패, 국왕컵 기준 88년 만의 대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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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