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관명기자] 몸서리처질 정도로 영화가 끔찍한 현실이 됐다. 22일(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벌어진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 34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국내 상영중인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런던 해즈 폴른'(London Has Fallen)을 연상시킬 정도로 대참사다.
지금 세계는 또한번 충격에 빠졌다. 130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불과 4개월만에 이번에는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3차례에 걸쳐 연쇄 폭탄테러가 자행된 것이다. 파리 테러범 중 유일한 생존자인 살라 답데슬람이 체포된 지 4일만의 일로,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첫번째 테러는 이날 오전8시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테러범의 자살폭탄으로, 두번째 테러는 아메리칸항공 발권창구에서 여행가방 폭탄으로 발생했다. 자벤템 공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5km 거리다. 세번째 테러는 오전9시20분 EU 본부건물에서 500m 떨어진 브뤼셀 도심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역시 폭탄이 터져 발생했다.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이 끔찍한 테러는 마침 상영중인 바박 나자피 감독의 '런던 해즈 폴른'과 여러 모로 닮아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지난 10일 개봉한 이 영화는 영국 총리 장례식 참석을 위해 전세계 28개국 정상들이 모인 런던에서 동시다발로 터진 폭탄테러를 그렸다. 극중 폭탄 및 총격 테러로 인해 프랑스 대통령, 이탈리아 총리, 일본 총리 그리고 무고한 시민들이 숨졌다. 주인공인 미국 대통령(아론 에크하트)은 슈퍼히어로급 경호원(제라드 버틀러)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났지만, 애초 테러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영화가 더 두려운 것은 현실의 브뤼셀 테러와 마찬가지로 테러단체의 보복 테러를 소재로 했다는 점. 극중 테러범 아미르 발카위(아론 아붓불)는 유럽 폭탄테러를 지휘했다는 혐의로, 미국 정부에 의해 미사일 요격을 받아 전 가족이 몰살됐다. 극중 런던 테러는 이 사건 이후 2년만에 터진 대형 참사로, 극적으로 살아남은 발카위와 그의 아들 캄란 발카위(왈리드 주에이터)가 전세계를 상대로 벌인 보복테러였다.
el34@xportsnews.com /사진='런던 해즈 폴른' 스틸. 메가박스 제공
김관명 기자 el3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