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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같던 알파고, 더 진지해진 이세돌

기사입력 2016.03.10 09:59 / 기사수정 2016.03.10 09:5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첫수를 나누고 3시간30분이 흘러 돌을 던진 쪽은 인간이었다.

인류와 인공지능의 역사적인 반상대결의 첫 대국 승자는 이세돌 9단이 아닌 기계 알파고였다. 예상치 못한 결과다. 자신이 따낸 백돌을 들어 반상에 놓으며 패배를 인정한 이세돌 9단도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듯 표정이 굳어졌다.

시종일관 알파고는 바둑계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이겼을 때 보여준 기보와 딴판일 만큼 진일보한 모습이었다. 

이세돌 9단이 일반적인 대국에서 나오지 않는 비트는 수를 놓아도 알파고는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초반 상단의 흑돌을 공격하거나 흑으로 형세가 기울었던 중반 백102수는 일류 프로기사의 직관을 넘어서는 날카로움이 있었다. 

1국을 본 유창혁 9단은 "알파고가 밀고 붙이는 감각이 좋다. 초반에 들여다본 수는 상당히 놀랍다. 꼭 사람이 두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국을 해설한 박정상 9단도 "인공지능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기량"이라고 호평했다. 대국을 마친 이세돌 9단도 "알파고가 승부수라고 해야 하나. 사람으로 치면 자신이 없으면 절대 둘 수 없는 수를 뒀다. 바둑적인 이야기라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였다.

사람 같던 알파고의 더 큰 무서움은 평정심이다. 실체가 없는 기계인 만큼 이세돌 9단의 흔들기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타개를 위한 돌발적인 수도 알고리즘에 맞춰 딱딱 승률 높은 수로 역대응했다. 

형국을 뒤바꾼 우변 침입수가 딱 그랬다. 이세돌 9단도 알파고의 묘수에 낮은 탄식을 내뱉었다. 이세돌 9단은 "102수가 나오지 않았다면 2국부터 자신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수로 인해 승률이 5대5가 됐다"고 말했다.

처음 알파고와 대국을 받아들였을 때 이세돌 9단은 5-0 승리를 자신했다. 대국 전날 알파고의 원리를 들은 뒤에 긴장을 할 정도라고 자세를 고쳤다. 그리고 1국을 패한 뒤에는 50%의 승률을 얘기했다. 알파고를 알아갈수록 진지해지는 이세돌 9단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5번기 제2국은 1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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