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결코 속단하지 않는다. KIA 타이거즈의 이대진 투수코치가 그렇다.
KIA는 지난 시즌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유망주 키우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투수와 야수 나눌 것 없이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준다.
올해 캠프 이원화도 같은 맥락이다. 어린 선수들은 베테랑급 선배들과 훈련을 많이 할 수록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한다. 선배들의 괴롭힘이 있는 것이 아니다. 프로 경력이 많은 선배들에게 자연스레 주눅이 들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100%를 보여줄 수 없다.
작년부터 연습경기 연패를 끊지 못하고 있음에도 베테랑 주전급 선수는 1~2명을 제외하고 출전하지 않는다. 물론 연습경기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그만큼 1.5군급, 신인급 선수들이 실전 경기를 통해 직접 체득하도록 돕고 있다.
김기태 감독의 두번째 시즌을 앞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홍건희, 한승혁, 김윤동 등이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1차지명으로 입단한 강속구 투수 한승혁은 17일 연습경기에서 벌써 최고 구속 153km/h을 마크했다.
하지만 이대진 투수코치는 "절대 속단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후한 칭찬도 아꼈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지금의 페이스를 쉽게 잃을 수도 있는게 어린 투수들이다. 이 코치 역시 이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대진 코치는 "승혁이가 마무리캠프때부터 손 본 새로운 투구폼에 많이 적응한 것 같다. 하지만 더 지켜봐야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승혁이도 여전히 기복이 있다"고 평했다.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역시 고교 최대어였던 유창식에 대해서도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힘이 너무 들어가는게 단점이다. 너무 세게 던지고 잘하려다보니까 오히려 제구가 안된다. 창식이가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고쳐나가길 기대해보겠다"고 솔직하게 당부했다.
KIA는 남은 실전 경기에서도 어린 투수들 위주로 감각을 체크할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더 지켜보겠다"는 이대진 코치의 메시지대로, 그들의 진정한 성장은 이제 출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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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