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는 팀 게임이니만큼 많은 동료와 만나고 헤어지게 된다. 특히나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초반부터 활동한 선수라면 격동기 속에 더 많은 선수와 만나고 헤어졌을 것이다.
kt 롤스터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스코어' 고동빈 역시 마찬가지로 스타테일 시절부터 kt 롤스터 소속인 지금까지 많은 선수를 만나고, 헤어지고, 그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과연 '스코어' 고동빈은 팀 메이트와 라이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번 '스코어' 고동빈 인터뷰에서는 지난 편에서 미처 옮기지 못한 그의 나머지 이야기,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받은 팬들의 질문을 정리했다.
김정균 SK텔레콤 T1 코치, '비타민' 이형준: 정균이 형이나 형준이 형 모두 좋은 형이다. 정균이 형은 우리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났는데 정말 잘 챙겨줬다. 형준이 형은 친근하고 편하게 대해줬다.
'마파' 원상연: 같은 팀이었던 사람 중에 유일하게 나와 동갑이었다. 내가 원거리 딜러를 했을 때 가장 잘 맞았던 서포터였다. 영혼의 파트너라는 말이 어울린다.
'류' 류상욱: 까불까불 한 성격이다. 그리고 두루두루 다 친하고, 게임할 때 말이 많은 편이다.
'인섹' 최인석:
속마음이 착한 아이다. 가끔 인터넷에 인석이가 글을 남기는데, 여러분이 보는 그 이미지와 현실이 똑같다.
'카카오' 이병권: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정말 활발하다. 게임 내에서도 활발한 거로 다들 아는데, 그 반대다. 게임 내에서는 정말 진지한 친구다.
'썸데이' 김찬호: 찬호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애기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시간이 좀 흘렀는데도 여전히 애기다. 성격은 어른스럽다.
'나그네' 김상문: 재미있고 유쾌하고 키도 크다.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게으르다. 예전 멤버 중 지각을 자주 하는 멤버가 두 명 있는데 압도적인 1위가 상문이다. 2위는 상문이보고 게으르다고 한 찬호다.
'애로우' 노동현: 항상 밝고 긍정적이며 웃음이 많다. 밥 먹는 거도 복스러워서 보기 좋다. 그리고 오래 먹는다.
'하차니' 하승찬: 게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차이가 크다. 게임 할 때는 진지하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때는 재미있고 착하다. 코치를 해서 그런지 예전보다 많이 유해졌다. 해탈한 느낌이다.
'피키부' 이종범: 진지한 척을 하는데 엉뚱하다.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는데, 진짜 엉뚱하다. 하지만 나도 엉뚱한 편이라 친했고, 같이 놀기 좋았다.
'플라이' 송용준, '이그나' 이동근: 용준이는는 그냥 엉뚱하다. 동근이는 IM에 있을 때 말이 많아 보있는데, 실제로 보니 조용하더라.
이지훈 감독: 나에게는 하늘 같은 존재다. 감독님은 하늘이고, 내가 감히 거론할 수 없는 존재다.
라이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팀이 있다. 바로 SK텔레콤 T1이다. 인터뷰니 좀 강하게, 그리고 실제 나도 많이 당했으니 이야기하는 건데 부수고 싶다. 정말로... 특히 '페이커' 이상혁. 부수고 싶다... 나에게 정말 많은 걸 빼앗아 갔다.
SNS를 잘 안 하는 이유가 있나.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관리하기도 귀찮다. 페이스북만 가끔 본다.
'울산 나얼'이라는 별명은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노래 부르는 게 나갈 줄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별명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웬만한 별명은 다 마음에 든다.
그중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도 있다. 닮은 얼굴이 많다는 이유인데.
직접 나와 닮은 얼굴을 못 봐서 모르겠다. 그렇다고 닮은 사진을 갑자기 보여주시면 곤란하다. 내가 턱이 발달하지 못해 여러 가지 얼굴이 잘 나오는 거 같다.
'플라이' 송용준이 인터뷰에서 어린아이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건 꿈에도 몰랐다. 왜 나를 그렇게 봤는지 모르겠는데, 나를 그렇게 봤다면 잘못 본 거다. 난 항상 엄격, 근엄, 진지한 사람이다.
솔로 랭크 게임을 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하나.
대회가 없는 날 게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숙소에 가서 맥주 두 캔을 마시고 자는 게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스타테일 입단 때 플래티넘 등급이라고 들었다.
무슨... 만랩도 못 찍었는데 팀에 들어갔다.
게임을 안 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 거 같나.
그런 가정은 불가능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아니더라도 다른 게임을 하고 있었을 거다.
선수 생활 중 가장 기뻤던 일이라면.
언제나 경기에서 이기면 기쁘다.
kt 롤스터는 선수 이동이 많았던 팀인데, 팀 내 실세는 누구인가.
논할 수 없는 문제다. 언제나 내가 실세다. 나이 때문에 주장이 된 게 아니다. 내가 실세라 주장이 된 거다.
같이 활동했던 선수 중 가장 까불까불 한 선수는?
'카카오' 이병권과 '루키' 송의진이다.
이번 시즌 롤챔스 오프닝에서 가장 앞 줄에 등장했는데, 기분이 어떻던가.
뜬금없이 앞에 서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경력을 인정하는 거 같아 기분은 좋았다. 나중에 오프닝 완성판을 보고 계속 롤챔스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kt 롤스터에 입단한 선수는 대부분 본인의 하인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성격이 활발한 동생들이 날 좋아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하인처럼 대한다.
롤드컵에서 인터뷰를 한 차례도 안 했다. 인터뷰를 피했나.
설마. 아무도 안 불렀다. OGN도... 라이엇도...
인터뷰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는데.
지금도 인터뷰를 잘 못 한다. 인터뷰만 하면 벌벌 떤다. 더 노력하겠다.
팀 밖으로 친한 선수가 있다면.
내가 개똥벌레라 친한 친구가 몇 없다. '플레임' (이)호종이 정도가 친한데, 요즘 나한테 애정이 식었는지 맨날 게임 이야기만 물어보고 인사는 안 한다. 너무하다. 항상 챔피언 뭐 좋은지만 물어보는 호종이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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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