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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 혹은 절치부심…구단별 시무식 분위기는 [XP 인사이드]

기사입력 2016.01.14 12:48 / 기사수정 2016.01.14 12:48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야구팀] 스프링캠프 출발을 코 앞에 둔 KBO리그 10구단이 모두 힘찬 출발을 알렸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지만, 아무래도 지난 시즌 성적이 시무식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은 화기애애하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팀들은 시무식에서도 비장함이 엿보였다. 



▲화기애애-두산, NC, SK, kt

새로운 시작인만큼 밝은 분위기에서 시무식을 진행한 구단은 두산, NC, SK, kt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지난해를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이야기하면서도 분위기만큼은 밝았다. 1년 만에 돌아온 정재훈이 소개될 때는 박수와 함께 익살스러운 야유를 보내기도 했고, 새로운 주장으로 김재호가 발표되자 힘찬 박수를 치며 격려를 보내기도했다.

SK는 지난 시즌 치열한 5위 싸움 끝의 승자로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그러나 시무식에서는 딱딱한 행사로 그치지 않고 토크콘서트, 공연 등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돼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정규시즌 2위로 마쳤지만 한국시리즈에 아쉽게 진출하지 못한 NC도 시무식 분위기는 좋았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올 시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전체적으로 퍼져 있었다. 이와 더불어 이번에 'FA 대어'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우승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아 부담감은 있지만 이를 즐기자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지난해 최하위로 마감했지만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막내' kt 역시 시무식 풍경은 그 어느 팀 보다 밝았다. 외부 영입이 많았던 만큼 아직은 선수들 간 어색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전력 보강이 확실히 된 만큼 설레는 표정도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김진훈 단장은 주장 박경수를 비롯해 4명의 선수에게 직접 사자성어를 선물하는 등 선수단을 향해 힘을 불어넣어줬다.



▲절치부심-삼성, 롯데, LG, 넥센

반면 지난해 아쉬움이 가득했던 팀들은 새로운 시작을 다소 무겁게 시작했다.

지난해 삼성은 정규시즌을 1위로 마감했지만 주축 투수 3명이 '불법 도박스캔들'에 휩싸이면서 5년 연속 통합 우승이 좌절됐다. 여기에 박석민, 야마이코 나바로와 이별하면서 전력약화는 더욱 커졌다.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로 스토브리그를 지낸 만큼 삼성의 시무식은 침착한 분위기로, 최소한의 절차 만으로 진행됐다. 류중일 감독은 "더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니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말했지만 4년 동안 리그 최강자로 군림했던 만큼 조금은 낯선 겨울을 보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 역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이 좌절되면서 올시즌은 다르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보냈다. 이창원 대표이사는 '꼴데스럽다(꼴찌+롯데의 합성어. 롯데를 비하하는 말)'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팀의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했고, 조원우 감독도 "지고 있을 때 웃지 말아라", "내가 아닌 우리가 되자"는 짧고 굵은 메시지를 던지면서 선수들의 각성을 요구했다.

지난해 9위 팀 LG 역시 올 시즌 '재건' 의지가 강력했다. 약해진 전력의 평가 속에서도 분위기 전환의 발판을 만드려는 모습이 강했다. 또한 양상문 감독은 "야구만 하자"는 말을 통해서 지난해 유독 사건 사고 많았던 LG 선수들을 향해서 뼈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문범 신인 대표이사 역시 선수들의 정신적 배양을 촉구했다. 

넥센의 경우 분위기가 예년과 사뭇 달랐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올해만큼은 새롭게 준비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인 박병호, 앤디 밴헤켄, 손승락, 유한준이 모두 타 리그와 타 팀으로 이적해 코칭스태프와 새 주장 서건창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비장했다. 

이장석 대표는 신년사에서 "모두 우리를 약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외부의 평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달라"고 선수들에게 일렀다. 염경엽 감독 역시 "올해 우리 팀의 테마는 '팀'이다. 한 팀으로서 힘을 뭉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보자.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라고 강조했다.



▲ 시무식 대신 '시즌 준비' - KIA, 한화

시무식 시간을 아껴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한 팀들도 있었다.

한화는 2년 연속 시무식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개인훈련시간을 뺏지 않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뜻이 담겼다. 한화의 시무식은 12일에 내정돼 있었지만 김성근 감독은 "시간적 여유도 없고, 선수들도 개인 훈련 일정이 있다"며 행사를 취소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프로야구 비활동기간(2015년 12월 1일~2016년 1월 14일)동안 따뜻한 곳을 찾아 개인 훈련을 하며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 준비를 하고 있다. 시무식을 위해 모든 선수들에게 각기 일정을 조정하도록 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판단 하에 방침을 바꾼 것이다.

KIA는 체력테스트로 시즌 시작을 대신했다.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와 월드컵 경기장에서 인바디 체지방 및 근육량 측정, 윗몸 일으키기, 유연성 테스트, 400m 10바퀴 오래 달리기 등 검사를 마쳤다. 단체 활동 금지 기간인만큼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는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체력 테스트를 마친 KIA는 오는 16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캠프를 치른다. 특이한 점은 베테랑 선수 가운데 주장 이범호만 애리조나 캠프를 소화하고, 나머지 베테랑 선수들은 광주에서 몸을 만들다 2월초 일찍 오키나와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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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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