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빅 리그 진출이 임박한 오승환(33)이지만 또 한 번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한국의 불펜 투수 오승환 영입에 임박했다"며 "그는 트레버 로젠탈 앞에서 셋업맨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카디널스는 국제 영입에 관심이 많은 팀 중 하나로 특히 최근 한국 선수들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카디널스는 강정호와 박병호를 포스팅(비공개 입찰) 제도를 통해 영입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경쟁팀에 빼앗겼다. 결국 이번 오승환 영입 건은 카디널스의 꾸준한 관심 끝에 이뤄진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승환이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내부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과제다. 지난 시즌 카디널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100승 62패(승률 6할1푼7리)를 기록하며 지구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투타 균형이 좋은 팀으로 특히 불펜진은 작년 평균자책점 2.82(리그 3위)를 합작했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는 트레버 로젠탈로 2015시즌 68경기 68⅔이닝 2승 4패 48세이브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하며 불펜의 정점에 섰던 투수다. 작년 그의 세이브 성공률은 94.1%나 됐다. 카디널스는 확고한 마무리 투수가 있는 상황이라 현지 언론은 오승환의 보직을 셋업맨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셋업맨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녹록지는 않다.
지난 시즌 카디널스에게 셋업맨 역할을 담당했던 세스 매네스와 카를로스 빌라누에바라는 메이저리그 수준급 불펜 투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평균 속구 구속 94.5마일(약 152km/h)를 던진 시그리스트는 74⅔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했다. 그의 피안타율은 1할9푼8리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구위를 선보였다.
또 다른 핵심 불펜 투수인 빌라누에바 평균자책점 2.95, 9이닝 당 탈삼진 9개를 잡아냈다. 그의 핵심 구종은 슬라이더로 작년 평균 83.1마일(약 133km/h)의 구속을 보였다. 이밖에도 메네스와 좌완 원포인트 랜디 초트 등을 보유한 카디널스는 지난해 우완 불펜 조나단 브록스톤과 2년 7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양과 질에서 카디널스의 불펜진은 메이저리그 상위권에 속한다.
아직 정확한 오승환의 연봉 규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팀 내 그의 입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카디널스의 불펜 이름값을 봤을 때 오승환에게 험난한 경쟁은 예고된 상황이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