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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겨질 수록 슬픈 도박 스캔들, 돌아선 팬心

기사입력 2015.12.13 10:30 / 기사수정 2015.12.13 09:5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시간은 흐르는데 결정되는 것은 없고, 껍질이 하나씩 벗겨질 수록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국가대표급 투수들이 얽힌 '도박 스캔들'이다.

지난 11월 삼성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프로야구계 전체가 직격타를 맞았다. 당장 삼성은 사태 수습을 위해 투수진의 기둥이나 마찬가지였던 3명을 한꺼번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무조건 3명의 부재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히 팀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통합 5연패라는 위대한 도전이 깨지고 말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불발이 끝이 아니었다. 삼성은 시즌이 끝나고 또다른 고민을 했다.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의 거취 문제였다. 끌어안고 가기에는 파장이 크고, 무조건 팀에서 '아웃' 시키기에는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은 11월 마지막날 보류 선수 명단에서 임창용만 제외시켰다. 사실상의 방출이다.


▶ 일본 재진출 꿈꿨던 임창용?

12일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여기만의 이야기>라는 코너에서 임창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톱 뉴스로 다뤘다. <여기만의 이야기>는 다른 매체에서 다루지 않은, 사실상 단독성 뉴스들만 칼럼 형식으로 싣는 코너다.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임창용은 삼성에서 뛰고 있었던 지난 9월 중순경 오릭스 버팔로스 구단에 직접 '영입'을 요청했다. 임창용은 "마무리에 집착하지 않겠다. 중간 계투로 뛰어도 좋다. 기용법에 대해서는 불평하지 않겠다. 다시 일본에서 뛰고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연봉도 저렴한 수준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 구단도 임창용의 달콤한 제안에 흔들렸다. 이미 일본 무대를 평정한 경력이 있고 여전히 현역 생활이 가능한 임창용인만큼 연봉까지 저렴하게 영입한다면 결코 손해는 아니었다. 하지만 후쿠라 준이치 당시 감독대행의 반대가 있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리빌딩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구단도 의지를 접었다. 

일본 현지에서는 후쿠라 감독의 결정이 오릭스를 살렸다고 보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는 "만약 그때 오릭스가 임창용을 데리고 오기로 결심을 굳혔다면, 현재 당황스러운 도박 스캔들에 휘말려 있었을 것이다. 현재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오승환 때문에 한신도 큰 소동에 휘말리지 않았나"하고 반문했다. 

검찰이 해당 투수들에 대한 수사를 물밑에서 진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경이다. 따라서 임창용이 일본 재진출을 추진했던 9월 중순에는 어느정도 큰 줄기가 드러났을 때로 추정된다.

알려진대로 일본에서도 한국의 정상급 투수들이 휘말린 이번 사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 언론사마다 수사 진행 상황을 톱뉴스로 다루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일본 역시 최근 요미우리 소속 선수들이 불법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아 전격 퇴출을 결정했고, 리그 전체적으로 도박에 대해 한껏 예민해져있는 상황이다. 



▶ 오승환, 길은 ML 뿐인데…

시즌 종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무적 신세가 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원 소속 구단이었던 한신 타이거즈가 재계약을 강하게 열망했지만,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우위를 뒀다. 결국 제대로 협상 테이블을 꾸리지 못한 상황에서 도박 관련 의혹 보도가 터지면서 한신도 사실상 손을 뗐다. 민감한 주제인만큼 한신도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르코스 마테오 등 유력 후보들이 물망에 올랐다. 

한신과는 사실상 끝이 났고, KBO리그 복귀는 선택지에 없는 상황에서 현재 오승환이 모색할 수 있는 통로는 메이저리그 뿐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최근 검찰 소환 조사에 응했다. 오승환은 검찰 조사에서 "마카오에 간 것은 맞지만 관광이 목적이었고, 적은 액수로만 도박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잡고 있는 큰 줄기에서 야구 선수들은 작은 줄기에 해당한다. 때문에 수사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의혹을 받고 있을 오승환을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쉽게 영입할지는 미지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미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그리고 오승환에 대한 도박 스캔들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던 상황이다. 수사가 끝나지 않았고, 아직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선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구단이 나타날까.


▶ 삼성도 난감…윤성환, 안지만 거취는

삼성 역시 3명의 투수 중 가장 나이가 많아(만 39세) 방출 해도 큰 문제가 안되는 임창용만 보류 선수에서 제외시킴으로서 무마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게 없기도 하다. 검찰이 임창용과 오승환을 차례로 소환해 비공개 조사를 한번씩 마쳤지만, 윤성환과 안지만에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사가 난항일 수도 있다. 

임창용은 이미 손을 떠났고, 오승환은 현재 국내팀 소속이 아닌만큼 삼성의 소관이 아니다. 다만 윤성환과 안지만의 경우, 검찰과 경찰의 결정이 어느정도 이뤄져야 구단에서도 결단을 내릴 수 있다. 현재로서는 마냥 기다리는 입장이나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NYR@xportsnews.com/사진=임창용, 오승환 ⓒ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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