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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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가서 숯불구이를' 한국사람 다 된 슈틸리케

기사입력 2015.12.08 16:32 / 기사수정 2015.12.08 16:3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안.녕.하.세.요."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은 요즘 기자회견에 참석하면 곧잘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다. 올 초 호주아시안컵에서 어눌하게 한국말을 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부쩍 발음이 정확해졌다. 

어느새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생활도 14개월 가량 지났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한 부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 축구가 가장 위험할 때 소방수로 나섰던 이방인 슈틸리케 감독은 이제 한국이 한결 편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송년 기자 간담회를 가진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한국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14개월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영국 런던에서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처음 봤을 때 전혀 축구를 하지 않았던 사람인 것 같았다. 신장이 작고 힘이 강해서 축구보다 체조나 무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첫인상을 전했다. 

서로 잘 몰랐던 낯선 첫만남이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면접 당시에 중요했던 2가지가 있다. 이용수 위원장은 처음 만났을 때 내게 솔직하게 대했다. 감독 후보가 여러명이 있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더불어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주지 않았다"면서 "2002년에 한국을 방문해 축구 열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다만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누구와 호흡을 맞출지가 가장 관건이었는데 이용수 위원장이 좋은 인상을 줬다. 한국에 좋은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일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감독으로 시간을 보냈던 슈틸리케 감독도 한국서 적응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 와서 음식이 잘 맞지 않았다. 처음에는 나와 카를로스 코치만을 위한 음식이 따로 제공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선수들과 똑같이 한국 음식을 먹고 있다. 개인적으로 숯불구이를 좋아한다. 한국은 어디를 가더라도 고깃집은 다 맛있는 것 같다"고 한국 입맛이 된 자신을 보며 웃었다. 

이제는 제법 한국 지리도 익혀 짬이 나면 이태원을 자주 찾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 머물고 있는 곳과 이태원이 지리적으로 가깝다. 한국은 주차문제도 복잡한데 이태원은 버스 한번에 갈 수 있어서 좋다"며 "좋은 식당과 바가 있어 술도 한잔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가족들도 한국 생활에 큰 반감이 없다. 아내는 한국에서 같이 지내고 자녀들은 자신들의 삶에 매진하고 있다. "아내를 18살에 처음 만났고 22살에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면서 내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그때부터 아내와 늘 함께 살았다. 벌써 39년 동안 내 곁을 지키고 있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아들과 딸은 아버지 일에 큰 관심이 없다. 한국에서 아버지가 어떤 명성인지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씁쓸한 듯 웃어보였다. 

그래도 14개월 동안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곳은 슈틸리케 감독만의 작업실이다. 시간이 나는 대로 경기 영상을 확인하고 분석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올해 A매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음에도 여전히 그 방을 떠나지 않고 있다. 한국 생활의 모든 집중을 한국 축구에 두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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