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익산, 이지은 기자] "류현진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박세진(18)의 입에서는 '류현진'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왔다. 179cm의 키에 몸무게 93kg으로 덩치도 비슷했다. 두둑한 배짱을 가진 좌완투수라는 점도 같았다. 1차지명 선수로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경북고의 에이스 박세진은 2016년 신인 1차지명 선수로 kt의 옷을 입었다. 2015년까지 경북고에서 39경기에 등판해 12승 6패 평균자책점 2.31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마운드가 약한 kt가 야심차게 선택한 미래의 선발감이다.
내년을 위한 담금질은 이미 시작되었다. 익산 마무리 훈련까지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세진은 "고등학교에서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런닝도 많이 뛰고 훈련은 힘들다. 하지만 할 땐 하고 쉴 땐 쉬니까 괜찮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직접 경험한 프로팀의 세계는 어떨까. 박세진은 "kt는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젊고 활기차게 거라고 생각했다. 밖에서 볼 때도 그랬는데 안에서 경험해 보니 정말 그렇다"며 "선배들이 잘 해주신다. 청룡기에 참여하느라 공백기가 조금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많이 친해졌다"고 전했다.
사실 박세진은 자신의 이름보다는 다른 호칭으로 먼저 알려졌다. 롯데 자이언츠의 박세웅(20)의 동생이기 때문이다. 이 날도 어김없이 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세진의 얼굴은 조금 굳어졌다. "너무 형 질문을 많이 받아 지겨웠냐"는 농담을 건네자 그제서야 배시시 웃으며 고갤 끄덕였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이름 석 자로 주목 받고 싶은게 박세진으로선 당연했다.
그래서 본인의 얘기를 해보라했다. 투수로서 자신의 가장 자신있는 부분을 묻자 '컨트롤'을 꼽았다. "몸쪽으로 붙이는 공이 자신있다. 조금만 붙여야지 생각하면 오히려 공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일부러 깊숙하게 던지려고 한다"며 두둑한 배짱을 자랑했다. 가장 자신있는 공은 슬라이더. 올 겨울 목표는 여기에 커브나 서클체인지업 같은 변화구 몇 개를 더 장착하는 것이었다.
서클체인지업을 배우고 싶어 류현진을 롤모델로 꼽았을까했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바로 류현진처럼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싶다는 것이었다. 박세진은 "류현진은 올라가있으면 그냥 마음이 편해지지 않나. 나도 내가 마운드를 지키면 다른 사람들을 맘 편하게 해주는 선수가 되고싶다"며 눈을 빛냈다.
올겨울 '포스트 류현진'을 위해 박세진은 체중도 5kg 정도 줄일 예정이다. 내년 시즌 선발로 점찍은 조범현 감독의 특명이다. 내년 시즌 각오를 묻는 취재진에 박세진은 한자 한자 꾹꾹 눌러 말했다. "기대만큼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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