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타이베이(대만), 나유리 기자] 국내에서 열리지 않는 국제 대회의 경우 현지 분위기가 가장 궁금하다.
오랜만에 야구 국제 대회가 열렸다. 2008 베이징올림픽으로 전국적인 야구붐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한다면, 국가대표라는 이름 아래 태극전사들이 활약하는 모습은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야구가 베이징을 끝으로 올림픽에서 사라지면서 '볼만한 국제 대회'가 사실상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아시안게임 역시 야구가 생존할 수 있을지 확률이 불분명하고, WBC도 1, 2회 대회에 비해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참가하는 비율이 확연히 떨어지면서 재미가 없어졌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국제 대회에 최정예 멤버를 꾸려 참가하지만, 참가국 간의 실력 편차가 심한 것도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WBSC가 주최하는 프리미어12 대회는 이번이 첫 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대항마격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첫 해인만큼 대회 운영 등 여러 면에서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일본과 대만이 공동 주최하고, 한·일 특별 개막전과 준결승, 결승전만 일본에서 치르며 나머지 경기는 모두 대만에서 열린다. 한국 대표팀 역시 예선 4경기를 대만에서 소화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확연하게 축제 분위기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홈팀 대만의 경기에만 관중석이 꽤 찰 정도고, 나머지 외국팀들의 경기는 찾아오는 이가 무척 적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았던 한국-도미니카전은 관중 숫자보다 선수단과 스태프 숫자가 더 많아보이기까지 했다.
경기장 바깥에서도 특별한건 없다. 대만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프리미어12 대회 결과에 대해 매일매일 짧게 브리핑 하는 정도로 언급하고, 시내에서는 프리미어12와 관련된 어떤 사인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을 전담 마크하는 한 대만 기자에게 현지 분위기를 물었다. 그는 "사실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지는 않다. 보통 사람들은 이 대회에 대해 잘 모르고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만 관심이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회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대만은 몇년전 대규모 승부 조작 사건 때문에 프로야구의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한차례 위기가 찾아왔던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야구 인기가 한창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다시 회복세다. 여전히 야구는 대만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라고 답한 기자는 "미국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선수들이 많이 돌아오면서 프로야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선수들의 수준이 상승하니 관중 숫자도 회복세다. 대만 사람들도 이대호, 류현진, 강정호, 추신수, 윤석민 같은 한국 대표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관심이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번 대회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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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