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차두리(35,서울)가 잊지 못할 은퇴 선물을 받았다.
차두리의 소속팀 서울은 31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인천과 팽팽한 흐름을 보여준 서울은 다카하기와 아드리아노, 몰리나의 연속골에 힘입어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서울이 FA컵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1998년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
오랫동안 염원하던 숙원을 푼 자리에 차두리도 함께 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서울을 대표한 차두리는 오른쪽 윙백으로 나서 공수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인천이 수비적으로 나섰던 전반에는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오른쪽 측면서 기회를 만들어냈고 후반 인천의 공세가 거세질 때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하며 안정감을 더했다.
결승전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준 차두리는 우승이 확정되는 주심의 휘슬 소리에 맞춰 활짝 웃었다. 현역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결승전에서 더 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차두리는 일찌감치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차두리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뛸 시간은 K리그 클래식 2경기와 FA컵 1경기 뿐이다. 사실상 이번 결승전이 차두리가 우승할 수 있는 최후의 기회였다.
우승에 대한 목마름은 상당하다. 차두리는 입단 첫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패했고 지난해에는 FA컵 결승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팀은 달라도 올 초 호주아시안컵까지 포함하면 차두리는 3년간 우승 문턱서 좌절한 아픔만 안고 있는 셈이었다.
차두리는 크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서울은 은퇴 선물로 반드시 FA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겠다는 생각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마지막 가는 길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고 선수들 역시 '차두리를 위해 우승하겠다'는 동기부여를 강하게 가졌다.
마침내 차두리가 지긋지긋하던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냈다. 인천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서울은 우승의 모든 공을 차두리에게 돌렸다. 결승골의 주인공 다카하기를 비롯해 선수들은 차두리에게 달려가며 기쁨을 함께 만끽했다.
후반 중반 인천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위태로운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후반 막판 아드리아노와 몰리나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차두리의 마지막 길에 꽃을 뿌렸고 함박웃음으로 우승 기쁨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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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