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수원 삼성에 희망을 안긴 것처럼 보였던 포항 스틸러스가 차린 밥상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을 위한 10첩 반상이었다.
수원이 포항이 마련해준 기회를 놓치면서 오히려 포항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수원은 18일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4라운드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수원은 17승 9무 8패(승점60)를 기록하며 전날 발목이 잡혔던 선두 전북 현대(승점68)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내심 제주를 잡고 전북을 5점 차로 뒤쫓을 생각에 부풀어있던 수원은 마지막일지 모르는 기회를 놓치면서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1위를 따라가지 못한 대가는 상당하다. 무섭게 선두를 쫓던 수원은 이제 남은 경기 2위를 쫓기는 입장이 됐다. 이제는 목표 자체를 역전 우승이 아닌 2위 수성에 맞춰야 할 때가 됐다.
제주를 잡지 못한 수원은 3위 포항에 고작 승점1 앞선 상황이 됐다. 시즌 막판 전북까지 무너뜨리면서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내달리고 있는 포항의 가공할 만한 속도에 어느새 수원도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사실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경기 전부터 지금과 같은 상황을 가장 우려했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서 감독은 "쫓아가는 상황이 되면 심리적인 변화가 생긴다. 가급적 쫓는 입장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말을 한다면 포항에 추격당하는 것을 알려줘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요량"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서 감독의 바람과 달리 수원은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지며 전반 41분 코너킥 수비서 실점했고 남은 시간 매서운 공세를 취했지만 골운까지 따라주지 않아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이제 수원은 포항의 따라오는 속도를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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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