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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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Talk!] 레딩이 잘나가는 이유?

기사입력 2007.02.11 09:33 / 기사수정 2007.02.11 09:33

박형진 기자

BBC Sport 홈페이지에는 매치데이 즈음하여 BBC Sport 축구 전문가 마크 로렌슨의 경기 전망을  실리고 있다.  로렌스의 예상은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의 승부는 대체로 정확하게 맞추는 편이다. 가끔 스코어까지 정확하게 맞춰 우리를 놀래기도. 지난주 경기의 경우 10경기 중 7경기의 승부를 정확하게 예측했고, 2경기의 점수를 맞추었다.

그러나 그런 로렌슨의 입장에서 원망스러운 팀이 있으니 바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돌풍의 주역' 레딩FC다. 그가 패배를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레딩은 연이어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로렌슨은 맨체스터 시티와 레딩전을 전망하며 맨시티의 2대 0 승리에 무게를 실었지만, 레딩은 거꾸로 2-0으로 가볍게 맨시티를 제쳤고, 이번 27라운드에서도 아스톤 빌라의 2대 1 승리를 예상한 로렌슨의 예상을 깨고 레딩은 2대 0 승리를 거두었다.

비록 아스톤 빌라가 최근 주춤하고 있으나, 개개인의 면면을 보면 결코 레딩에 밀린 전력이 아니었다. 이렇듯 레딩의 승리는 분명 '설명'이 필요하다. 도대체 별다른 영입었이 프리미어리그를 준비한 승격팀이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유럽대회 진출을 논하는 위치에 다다를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빠른 타이밍의 '숏패스'

레딩은 프리미어쉽 첫 경기에서 미들스보로를 상대로 3대 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지만, 주전 스트라이커 킷슨을 부상으로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특히 레딩은 킷슨과 같은 포스트 플레이 전문 스트라이커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에 그 타격은 더 커보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판 니스텔루이 대신 루이 사하를 기용한 맨유가 고공행진을 보였듯이, 타겟맨이 없는 레딩 역시 리그 초반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었다. 케빈 도일이 무서운 기세로 득점 수를 늘려갔고, 나머지 공격수 포지션 자리를 채운 리타, 셰인 롱 역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멋진 골을 터뜨렸다. 현재 레딩은 도일을 부상으로 잃었지만, 리타 - 롱의 조합으로 새해 들어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승리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레딩의 공격진이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이유는 상당히 조직적인 빠른 타이밍의 '숏패스'다. 레딩은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중심이 되어 타이밍 빠른 패스를 선보이며 압박이 강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타이밍 빠른 숏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피하면서,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몇 번의 패스만으로도 최전방에 연결되는 '경제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아스톤 빌라가 정확하지 못한 롱패스로 공격 속도를 죽이는 모습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리그 정상급의 중앙 미드필더진과 골키퍼

올 시즌 레딩에서 불변의 포지션은 다름 아닌 골키퍼와 중앙 미드필더진이다. 이는 그만큼 레딩의 스쿼드가 그만큼 얇다는 것을 반증할 수도 있지만, 올 시즌 레딩에서 이들의 활약이 그만큼 뛰어났다고 보는 게 옳다.

시드웰과 하퍼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앞서 차단해주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특히 하퍼는 수비에 많이 치중하며 공의 소유에 주력하는 홀딩형 미드필더이며, 시드웰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패스를 차단하여 공격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은 수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들은 역습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그 효율성은 가히 놀랍다. 아스톤 빌라 전에서 두 골을 모두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끈 시드웰은 이번 시즌 4골을 득점했고, 하퍼 역시 아주 영양가 있는 3골을 넣어 팀의 좋은 성적에 기여하고 있다.

프리미어쉽 첫 경기인 미들스로보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실점할 때만 해도 하네만 골키퍼는 레딩의 '정리해고 1순위'로 보였다. 그리고 리그 상위권 팀 중 실점이 가장 많은 레딩의 성적을 감안할 때, 기록만으로는 하네만에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하지만, 하네만 골키퍼는 결정적인 순간에 눈부신 선방으로 팀의 실점을 막은 동시에, 선수들에게 많은 동기 부여를 해주었다. 하네만 골키퍼의 선방 기록만은 리그에서도 수위에 속한다.

레딩의 예술적인 세트 플레이

레딩은 프리미어쉽의 다른 어떤 팀보다 성공률 높은 세트플레이를 구사하는 팀이다. 아스톤 빌라 전에서의 첫 골 역시 코너킥에서 나왔고, 두 경기당 1골 정도는 늘 세트플레이에서 나온다.

레딩에는 베컴이나 주닝요와 같은 정교한 킥으로 프리킥을 예술적으로 차넣는 고정 키커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쇼레이, 헌트, 리틀과 같은 선수가 멋지게 올려준 공을 재치있게 머리로, 발로 넣는 선수들이 많다. 스티브 헌트와 같은 단신 선수도 재치있는 움직임으로 프리킥 찬스에서 헤딩골을 넣기도 했다.

또한, 레딩은 상대편의 프리킥을 대처하는 전략 또한 뛰어나다. 레딩은 상대편의 프리킥 찬스를 순간적인 오프사이드 전략으로 무산시키고는 한다. 프리킥을 차기 직전 모든 선수가 동시에 앞으로 치고 나오면서 헤딩을 노리는 선수들을 무력화시키는 이 전략은 상대의 사기를 꺾어놓는데도 효과적이다.

설기현, 빠르고 부지런하고, 정확해져라!

최근 설기현의 결장이 '돈 문제'라는 설이 돌고 있다. 분명 가난한 레딩 구단의 사정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는 말처럼 보이지만, 레딩이 유럽대회에 진출했을 때 얻을 수익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설'은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설기현은 공이 있지 않을 때 열심히 뛰지도, 공에 집중하지도 않는다. 화면상으로도 그가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공이 있지 않은 선수는 경기의 흐름을 주시하며 적합한 위치로 움직여야 하는데, 설기현은 이 점이 부족하다.

물론 설기현의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기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박지성의 움직임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많이 움직이지 않는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오기 힘들다.

설기현은 FA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출전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주전 경쟁에서 잠시 뒤로 밀린 설기현이 다시 레딩의 상승세를 이끌기를 기대한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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