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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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신데렐라'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판타지로맨스

기사입력 2015.09.30 09:08 / 기사수정 2015.09.30 09:11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누구나 한 번쯤은 신데렐라를 꿈꾼다. 어느 날 갑자기 아름다워지고 왕자님을 만나 행복해지는 꿈 말이다. 동화책에서 읽었던 신데렐라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면 어떤 느낌일까.

‘신데렐라’가 국내 초연 중이다. 미국 뮤지컬계의 거장 콤비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이 1957년 만든 작품을 더글라스 카터 빈이 각색해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잘 알려진 고전은 양날의 검처럼 위험 부담이 있다. 명작일수록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이라는 평을 얻기 쉬운데 ‘신데렐라’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유쾌한 판타지 로맨스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계모와 두 언니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예쁘고 착한 여주인공이 왕자와 사랑에 빠지며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는 큰 줄기는 그대로다. 다만 캐릭터가 변화됐다. 신데렐라는 왕자 앞에 직접 유리 구두를 놓는가 하면 왕자가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게 이끄는 '적극적인' 여성이다. 못된 짓만 하는 언니 가브리엘은 신데랄라와 비밀을 나누는 자매로 나온다.

사실 이 작품을 ‘참신’하다고 말하기에는 비틀기의 묘미가 적은 감이 있다. 변주는 줄거리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을 정도이며 결국 정해진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그럼에도 각색된 캐릭터와 코믹 장치 덕에 진부한 느낌이 덜 든다. 

뻔한 내용에 대한 우려는 여러 볼거리들이 상쇄한다. 신데렐라와 요정 대모 마리의 의상 체인지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 만하고, 화려한 의상을 보는 재미도 있다. 눈앞에서 누더기가 드레스로 바뀌는 장면은 판타지 느낌을 배가한다. 무대라는 제한이 있어 마차, 말, 마부로 변하는 호박, 생쥐, 여우를 그림자로만 표현된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귀에 꽂히는 킬링 넘버는 부재하나 ‘impossible', ‘10 minutes ago’ 등은 기억에 남을 만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다. 서현진은 5년 여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궁’(2010), ‘사운드 오브 뮤직’(2006)에 출연하긴 했지만 뮤지컬 배우들에 비해 경험이 턱없이 적다. 우려와 달리 신데렐라의 이미지와 맞는 연기와 안정적인 가창력을 소화한다. 가녀리지만 씩씩한 신데렐라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물론, 캐릭터의 밝은 면모와 어우러진다. 극 중간 두건이 벗겨져 왕관이 미리 드러나는 실수가 있었던 것만 빼면 딱히 흠잡을 데 없는 무대를 꾸몄다.

빅스 켄도 ‘체스’를 제외하면 경험이 전무한데, 어색한 감은 있지만 코믹한 대사도 곧잘 소화할 만큼 발전된 연기를 보여준다. 앙상블과 함께 노래할 때 목소리가 묻히는 점은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홍지민의 요정 변신도 눈여겨 볼 만하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편견은 깨는 게 좋다. 천연덕스러운 거지와 해맑은 요정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임은영도 코믹 연기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한다.

안시하, 서현진, 윤하, 백아연, 엄기준, 양요섭, 산들, 켄, 서지영, 홍지민, 이경미, 가희, 정단영, 임은영, 김법래, 장대웅, 박진우, 황이건 등이 출연한다.

11월 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150분. 만 7세 이상. 공연문의: 02-764-7857~9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쇼홀릭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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