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9.26 10:46
26일 오전 방송된 SBS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이 삶의 끝자락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27살 동갑내기 청춘의 맑고 청초한 사랑이야기를 담아냈다.
중학생 때 미수(경수진 분)에게 첫 눈에 반한 동수(최우식)는 전학까지 가며 스토커 수준으로 미수를 쫓아 다녔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졌고, 세월이 흘러 우연히 미수와 재회,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했다.
그러나 미수는 뇌종양이 재발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미수는 과거 버림받은 기억과 배신당한 기억들에서 벗어나지 못해 죽음 앞에서조차 다른 누군가를 끝임 없이 의식했다.
거대한 혹이 머리를 갉아먹고 있음에도 미수는 ‘머리’로 생각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어릴 적 자신을 떠난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박사학위 취득에 남은 삶을 다 바치고 있었다.
반면 ‘심장이 고장난 남자’ 중졸의 페인트 도색공 동수는 미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였다.
이식받은 심장에 이상이 생겨 곧 죽을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아이처럼 순수하게 매순간을 즐겼다.
'머리가 고장난 여자'와 '심장이 고장난 남자'로 만난 두 사람은 27살 청춘답게 아름다운 사랑을 나눴다.
동수의 맑고 순수한 사랑에 점점 마음을 열던 미수는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끊고 동수 앞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전국을 돌며 미친 듯이 미수를 찾아다니던 동수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혼자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미수를 찾아냈다.
동수의 사랑에 자신의 삶을 당당히 정리할 용기를 얻은 미수는 장례식을 자신이 살아 있을 때 하기로 마음먹었다. 동수와 함께하며 만났던 가슴 따뜻한 사람들과 그 어느 장례식보다 판타스틱한 장례식을 가져,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미수는 자신보다 더 자신을 뜨겁게 사랑해준 동수에게 새 삶을 주고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 진한 여운을 남기며 엔딩을 장식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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