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정치를 향한 비판과 풍자도 놓치지 않을 것이지만, 정치인들의 희노애락을 담겠다. 정치인도 '우리와 동시대의 인물이다'고 그려낼 계획이다."
17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를 제작한 황인혁 PD는 작품의 구상과 기획의도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어셈블리'는 한국의 현대 정치를 담은 드라마로서 처절한 현실보다는 희망을 담는 것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다양한 인물을 통해 국회에서 살아가는 인물들도 진득하게 그려냈다.
용접공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울부 짖는 주인공 진상필 역을 맡은 정재영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가 드라마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에도 송윤아 장현성 박영규 김서형은 각자 권력에 가까이 있는 인물로 분해 시청자들의 보는 맛을 더했다.
송윤아는 진상필 의원실의 선임 보좌관인 최인경으로 등장했다. '정치홀릭'이라고 할만큼 정치에 도가 튼 인물이었다. 국민당 전략 공천 자리를 노리면서 권력욕을 드러냈지만, 진상필의 진솔한 모습에 그와 힘을 합쳐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이 따뜻한 인물을 표현한 송윤아는 충실하게 자신의 몫을 다했다. 진상필을 향해 첨언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국회의원에게 존댓말을 쓰며 캐릭터를 묘사했다. 그는 권력 근처에 있는 보좌관의 상실감도 담담하게 전했다.
장현성은 진상필과 내내 각을 세우는 백도현 역을 맡았다. 집권 국민당의 재선의원이자 사무총장인 그는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러나 진상필을 뇌물수수 혐의로 몰아가는 것에 역풍을 맞고, 신념을 버린 채 권력을 좇았다.
백도현은 진상필과 더불어 '어셈블리'에서 가장 변화가 심한 인물이었다. '합리적인 보수'를 추구하던 그가 권력에 눈이 먼 '정치꾼'이 된 것. 장현성은 흔들리는 눈빛과 절제된 분노로 백도현이 겪는 내적인 갈등을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원조 보수'를 자처하는 박춘섭 역은 박영규가 연기했다. 박춘섭은 당권장악을 노리는 반청파(반청와대파)로 백도현과 대통령을 견제하면서 세력을 키웠다. '정치 9단'으로서 뒤에서 정치판을 뒤흔들었다.
박영규는 '정도전'에서 선보였던 선 굵은 연기를 '어셈블리'에서도 매력적으로 풀어냈다. 정치 공학과 권력의 움직임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인물로, 장현성과 함께 정재영에 반대편에 서면서 작품이 좌우 균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공천을 받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결국 진상필을 편에서 올바른 정치인의 길을 걸었던 홍찬미는 김서형이 연기했다. 그는 진상필을 무시하면서도 최인경과 앙숙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진상필의 '딴청계'에 합류하는 홍찬미의 변화를 뜨겁게 표현해 시청자이 웃으면서 '어셈블리'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에 힘을 보탰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장현성 박영규 송윤아 김서형 ⓒ KBS 2TV '어셈블리' 방송화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