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빅맨들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합류한 새로운 외인 선수 조 잭슨(23)의 활약에는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었다. 큰 신장 차이에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는 외인 선수들에 대한 제도가 많이 바뀌었다. 그 중에 하나가 신장이었다. 장·단신 구분 규정이 생겼고 1m80cm의 상대적으로 작은 키로 잭슨이 한국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기대만큼 우려도 있었다. 단신 선수들이 기술이 좋고 화려한 농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단신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될 지도 문제였고 이들이 장신 선수들과의 미스매치가 됐을 때 얼마만큼의 활약을 보여주느냐도 궁금했다.
적어도 오리온스의 잭슨에게 신장은 큰 의미가 없다. 빅맨들 앞에서도 과감없이 슈팅을 쏘고 드리블을 한다. 자신의 기술과 개인기를 믿고 골밑까지 파고들어서는 기어코 득점에 성공하는 장면들을 지난 3경기에서 여러차례 보여줬다. 15일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도 거구인 데이비드 사이먼을 앞에 두고 골밑슛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추일승 감독은 "잭슨은 빅맨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면서 "오히려 달고 뛰게 되면 따라가는 빅맨들에게 파울에 대한 부담이 생기게 만든다. 키가 큰 상대 선수들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 막히면 외곽으로 공을 주는 것이 우리 선수들의 대부분의 모습인데 잭슨의 모습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잭슨을 비롯해 안드레 에밋(KCC) 등 키가 다소 작은 외인 선수들의 활약상은 긍정적이다. 발빠른 돌파와 패스 등 이전 시즌들보다 색다른 효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다. 역시나 포스트 플레이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여 외인 2명을 동시에 출전시킬 수 있는 4라운드 전까지는 이러한 약점을 감안하고 외인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
오리온스는 SK전에서 이러한 점을 몸소 경험했다. 전체적으로 SK에게 포스트 플레이가 밀리면서 리바운드에서 약세를 보였다. 자연스럽게 애런 헤인즈의 출전시간이 잭슨에 비해 늘어났고 잭슨과 헤인즈의 스타일, 상황에 맞게 잘 뛴 문태종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경기에는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추일승 감독은 "잭슨이 들어가면 리바운드 등 줄 것은 줘야 하는데 국내 선수들이 조금 더 신경을 써 줘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으면 그냥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잭슨이 나올 때의 팀의 운영 틀을 설명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조 잭슨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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