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완주, 조용운 기자] 수식어가 바뀌었다. 이제는 라이언킹에서 '다둥이 아빠' 혹은 '대박이 아빠'로 불린다. 대중은 어느새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아닌 아버지 이동국(36,전북)의 모습에 열광하고 있다.
이동국은 겹쌍둥이 딸 넷에 막내가 아들인 다섯 아이의 아빠다. 2007년 첫 쌍둥이인 재시, 재아를 만났고 2013년 여아 쌍둥이 설아와 수아를 낳았다. 지난해 대박이로 유명한 막내아들 시안이를 출산하면서 슈퍼맨 9년차가 됐다.
최근에야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모두가 아는 슈퍼맨이 됐지만 사실 육아 구력이 꽤 된다. 텅빈 밥통을 보고 당황하면서도 금세 쌀을 씻고 아이들을 위해 스크램블과 이유식을 만드는 것이 어설프지 않은 이유다.
축구화 대신 젖병을 들고 있지만 오히려 이동국을 향한 관심은 전성기 시절보다 더 크다. 요즘 팬사인회나 시민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대박아~한번 해주세요"다. 심지어 이동국이 축구선수인 줄 모르는 어린 친구들도 있을 정도다.
지난 7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동국은 축구 대화 도중 나온 예능 얘기에 바로 웃어보였다. 정상급 축구선수로 2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관심은 또 새로운 모양이다.
이동국은 "보는 분들이 나와 별다를 것이 없는 아빠라고 느껴서 좋아해 주시는 듯하다. 멀리 떨어진 축구선수가 아닌 인간적인 면을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운동선수 아빠다운 엄격한 훈육법은 방영될 때마다 시선을 끈다. 테니스 선수의 꿈을 키워나가는 재아와 테니스 시합 도중 딸의 잘못을 엄하게 꾸짖고 경기를 이기는 장면은 승부의 세계를 먼저 경험한 이동국만이 할 수 있는 훈육법이라고 평가받았다.
이동국은 "그때 상황이 재아가 훈련을 많이 빼먹었다. 사촌들과 놀면서 쉬는 날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기는 것은 말이 안 되고 나중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겼던 건데…"라고 해명했다. 물론 매번 눈물을 쏟게 하지 않는다. "진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이면 져주기도 한다"고 머쓱한 듯 웃는다.
이동국은 지난해 10월 코스타리카와 A매치서 골을 터뜨린 뒤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한 뒤 이동국은 테니스 포어핸드와 백핸드를 연상시키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오로지 재아를 위한 선물이었다. 당시 그는 "대회에 나가는 딸을 위해 나도 틈틈이 테니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축구와 다른 종목이지만 테니스 세리머니를 통해 박수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남다른 애정을 전한 바 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뿌듯하다. "테니스 세리머니를 한 뒤에 재아 입이 귀에 걸렸었다. 그 모습을 보고 참 기뻤다"고 회상한 이동국은 "아빠가 운동선수로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고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해줬다는 것을 많이 자랑하더라. '축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마냥 즐겁지만 축구선수인 만큼 예능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다. 그는 "현역선수가 예능에 나온다는 점에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이 많았다. 그래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오히려 지금은 전북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전북이 1위인 것을 모르는 지역분들이 계셨는데 예능을 통해 알려지게 돼 다행"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걱정하는 부분도 잘 알고 있다. 이동국은 "촬영때문에 경기력에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평소 쉬던 기간에도 애들과 놀아줬다. 지금은 카메라만 추가된 것"이라며 "매일 찍는 것이 아니기에 경기력을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했다.
※ 이동국 인터뷰 전문보기
ACL 간절한 이동국 "감바에 0-3 패배 악몽도 꿨다" [인터뷰①]
이동국이 선택한 대표팀 후계자 그리고 이승우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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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