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구자철이 귀중한 추가골을 만들어내는 등 종횡무진 활약으로 레바논에 남기고 갔던 지난날의 빚을 갚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레바논 사이다 무니시팔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에서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했다. 전반 45분을 소화한 구자철은 적절한 시기에 추가골을 만들어내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구자철에게 레바논 원정은 특별했다. 지난 2011년의 기억을 떠올려야 했고 당시의 아쉬움도 털어내야 했다. 당시에도 월드컵 지역 예선으로 찾았던 레바논에서 구자철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근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귀중한 동점골을 대표팀에 선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페널티킥을 내주는 파울을 범해 아쉬움을 남겼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고 최근 이적시장을 통해 아우크스부르크로 둥지를 옮긴 상황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픈 마음도 강했다.
이날 경기에서 구자철은 손흥민이 빠진 왼쪽 공격을 맡았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 2선으로 올라서는 변화가 생겼다. 직접 공격에 가담해 레바논의 심장부를 찌를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의미도 됐다.
경기 초반에는 왼쪽에서 경기를 풀어가던 구자철은 시간이 지나면서 공을 잡는 횟수가 늘었다. 여기에는 중앙으로의 자리 변화가 있었다. 구자철은 전반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중앙으로 이동해 기성용 등과 함께 공을 배달하고 다양한 역할들을 해냈다.
이러한 흐름에서 추가골이 나왔다. 전반 25분에 중앙에서 침투와 패스에 주력하던 구자철은 팀의 역습 상황에서 권창훈이 밀어주는 패스를 따라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가다가 수비수들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는 자신감이 됐고 구자철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구자철이 정해진 포지션 없이 움직이고 이와 동반해 기성용, 권창훈 등까지 왼쪽을 넘나들자 레바논의 수비라인도 흔들리기 시작해 측면에 빈 공간을 자주 내줬다.
후반전에는 이재성과 바통을 터치하고 활약을 마쳤다. 대신 들어간 이재성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공격에 물꼬를 터줬다. 경기는 결국의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전반전을 끝내고 벤치에서 남은 시간을 지켜봤던 구자철은 이번에는 웃는 얼굴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됐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구자철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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