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김형민 기자] 이승우는 항상 한국에서의 활약을 아쉬워했다. 자신을 기대하고 관심과 애정을 보내준 모국 팬들을 위한 포퍼먼스가 부족했다는 점을 마음에 걸려 했다.
이번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는 어깨를 당당히 펴도 될 것 같다. 이승우가 자신이 왜 천재라고 불리는 지를 직접 몸으로 이야기해줬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타이밍과 패스도 해결됐고 골문 앞에서도 침착했다.
이승우는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 컨티넨탈컵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2골을 터트려 한국의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승우의 2골이 나온 과정이나 이전의 흐름이 의미가 있었다. '팀 플레이에 집중하다보면 내게도 기회가 온다'는 축구의 진리를 그대로 보여준 결과가 됐다.
경기 초반부터 패스에 적극적이었던 이승우는 동료들에게 좋은 찬스들을 자주 만들어줬다. 전반 2분만에 유주안의 슈팅이 골대를 맞기 전에 연결된 크로스의 시발점이 이승우였고 전반 24분 침투패스와 43분에 크로아티아 선수 두 명 사이로 내주는 재치있는 패스는 각각 장결희와 유주안에게 결정적인 골찬스로 이어졌다.
타이밍이 조금은 아쉬운 드리블을 보여줬던 지난 나이지리아전과는 달라진 분위기였다. 혼자서하는 축구가 아닌 동료들을 이용한 축구를 하고자 했던 이승우의 노력이 눈길을 끌면서 이승우의 패싱력이나 공간 활용, 공격을 운영해 가는 능력들이 돋보였다.
여기에 이승우의 가장 큰 강점인 골결정력까지 발휘되면서 천재의 이름이 부족해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기회가 오니 곧바로 해결했다. 후반 4분에 이승우는 김정민의 중거리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나온 것을 잡아서 왼발 슈팅의 각도로 드리블을 잘 친 후 골키퍼의 움직임을 ㅂ고 침착하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후반 8분에는 직접 페널티킥을 만들어내고 이를 두 번째 골로 연결했다. 측면에 자주 빠져 있었던 이승우의 움직임이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순간 왼쪽 빈 공간에 있었던 이승우는 패스를 받아서 페널티박스 안에서 자신감 있게 개인기를 시도했고 다급한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파울과 페널티킥을 유도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서서는 골키퍼의 타이밍까지 뺏는 슛 동작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왼쪽을 갈랐다.
여러 요소들에서 긍정적인 면들을 보여준 이승우의 활약상은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의 모습이었고 오늘은 잘 보여졌다. 이승우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은 크로아티아를 2-2로 비겼다. 다음 경기는 월드컵에서 직접 만나게 될 브라질을 상대한다. 이승우가 이번 경기에서 잡은 감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이승우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