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는 흔히 복권에 비유되곤 한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이지만, 국내 무대 적응까지 변수가 많은 탓이다.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에는 올해도 예외가 없었다. 올 시즌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외국인 선수의 엔트리도 세 명까지 늘었지만, 수급은 더 어려워졌다. 삼성, 넥센,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이 모두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뛰어난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 선수들을 높은 몸값으로 데려왔지만, 이렇다하게 써보지도 못하고 돌려보내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시즌 롯데의 외국인 복권은 대박이 터졌다.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28)과 브룩스 레일리(27),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30)까지 시즌 초부터 꾸준히 함께한 외국인 선수들이 투타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린드블럼은 '에이스'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 올시즌 26경기에 출전해 174이닝을 소화하면서 최다이닝 부문 1위, 퀄리티스타트(QS) 부문 2위를 차지하며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을 자랑한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피안타율,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등 각종 투수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린드블럼이다. 후반기 선발 등판한 7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했고, 그 중 5경기를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까지 기록했다. 린드블럼에게 린동원(린드블럼+최동원)이라는 별명이 붙는 이유다.
이에 비하면 레일리는 다소 기복이 있었다. 특히 시즌 초 만난 천적 kt를 여지껏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시즌 25경기 121이닝을 소화하면서 리그 14위에 올라있지만, QS 15번으로 리그 공동 5위를 차지하며 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3.83으로 리그 10위, WHIP 1.33으로 리그 9위로 성적도 준수하다. 린드블럼의 특급 활약에 가려졌을 뿐, 레일리 역시 활약하고 있는 리그 TOP 10 투수다.
아두치는 시즌 내내 계속된 롯데의 4번 타자 고민을 한 방에 날려준 타자다. 최준석-황재균-손아섭 등 우수한 타자들이 롯데의 4번 자리를 거쳐갔지만, 결국 주인은 호타준족 아두치였다. 전반기 타율이 2할대에 그치면서 퇴출설까지 나돌았지만, 후반기에는 타율 3할5푼4리까지 올라서며 구단 최초로 20-20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제 시즌 기록은 타율 3할1푼2리에 25홈런 25도루, 어느새 30-30 입성까지 바라보고 있는 아두치다.
세 명 중 하나 성공하는 것도 로또다. 하지만 롯데는 외국인 선수 세 명 모두 한국 적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후반기 롯데의 반등을 이끄는 힘은 여기서 비롯됐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