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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복귀' 봉중근, 가능성과 마운드에 부는 '나비효과'

기사입력 2015.08.24 06:15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LG 트윈스의 봉중근(35)이 4년간의 마무리 외도를 마치고 선발 마운드로 복귀한다.

LG 구단 관계자는 "봉중근이 2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2군으로 내려가 선발 투수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라고 밝혔다. 내년 시즌에야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봉중근의 선발 복귀가 시즌 막판 가시화된 것이다.

사실 봉중근은 선발 투수였다. 미국 도전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2007년 그는 24경기 출장 111⅔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하며 적응기를 가졌다. 이후 봉중근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와 함께 170이닝 이상 투구를 하며 KBO리그를 호령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마무리' 외도를 마치고 4년 만에 선발 마운드로 돌아오게 됐다. 

▲ 봉중근의 선발 복귀, 그 성공 가능성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2012년, 봉중근은 제구 불안을 겪고 있던 외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를 대신해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신의 한수'가 됐다. 봉중근은 당해 38이닝 1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하며 특급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2013년 8승 1패 38세이브, 2014년 2승 4패 30세이브를 만들어내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 봉중근은 이제껏 보여왔던 '수호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즌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 벌써 블론세이브를 5개나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4.61로 치솟았다. 이렇게 무너진 이유는 속구 구속이 예년에 비해 2~3km/h 하락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속구의 위력이 떨어져 주무기 체인지업과 커브가 타자들에게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것.

봉중근은 올해로 만 35세. 투수로서 절대 적은 나이가 아니다. 그렇지만 봉중근이 불펜 투수의 숙명인 '연투'의 늪에서 빠져나와 4~5일 휴식을 보장받는 선발 투수로 보직을 옮긴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봉중근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었지만, 양상문 감독은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노장 투수가 살아남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그는 "솔직하게 30대 중후반의 투수들이 구속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다"며 "(임)창용이처럼 유지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결국 타자와의 싸움에서 다양함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상문 감독은 "다양함에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강약조절과 수싸움 등이 그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양상문 감독이 말한 '다양함'에 부합하는 투수는 NC의 손민한(41)이다. 그는 올 시즌 20경기(14경기 선발)에 출장해 86이닝 9승 5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손민한의 속구는 140km/h대로 형성됐지만, 날카로운 제구와 함께 '빠른 투구 템포'를 통해 타자들과 상대하고 있다.

봉중근 역시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베테랑. 전성기 때에 비해 구위는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지만, 그가 수많은 경험을 통해 타자와 상대할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선발 마운드라면 봉중근은 잠시 잊고 있었던 '여유'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마운드 운용의 변화 불가피

올 시즌 LG의 선발 마운드는 시즌 초부터 꼬였다. 류제국·우규민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선발로테이션에 양상문 감독은 임지섭, 장진용 등 젊은 투수를 기용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임지섭의 경우 올해 8경기 선발로 등판해 31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6.25를 기록했고, 지난 5월 20일 넥센전 1⅓이닝 4실점을 마지막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장진용 역시 9번의 선발 기회가 주어졌지만 지난 4월 25일 NC전 5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것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5월이 되서야 LG의 선발로테이션은 류제국과 우규민의 합류로 안정세를 찾았다. 그리고 어려운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헨리 소사-루카스 하렐-우규민-류제국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상대적으로 단단한 편이다. 내년 시즌 역시 특별한 상황이 펼쳐지지 않는 다면 외인 투수 두 명과 우규민, 류제국은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봉중근은 젊은 투수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이런 경쟁 상황은 '좋은 시너지'로도 연결될 수 있다.

한편, 봉중근의 보직 이동으로 남은 시즌의 마운드 운용 역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LG는 30경기의 잔여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현실적으로 봉중근이 남은 시즌 선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경기는 3~4경기 남짓으로 보인다. 그러나 봉중근의 선발 합류로 인해 최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던 김광삼의 보직이 불투명해졌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칠 때까지 김광삼을 선발진에 합류시켜 가능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봉중근의 보직 이동으로 마무리 자리가 비어버렸다. 현실적인 대안은 이동현이다. 그는 시즌 초 부진을 겪던 봉중근을 대신해 '임시 마무리'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이동현이 마무리로 보직을 이동하게 된다면 8회를 맡아줄 셋업맨 역시 공백이 생긴다. LG의 젊은 불펜진 임정우와 윤지웅,진해수 등의 성장도 필요해졌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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