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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있는데…" KIA 황대인, 얼마나 성장할까?

기사입력 2015.08.21 07:33 / 기사수정 2015.08.21 02:14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황대인(19,KIA)은 마무리 캠프때부터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야수 최대어로 각광받았던 그는 타격에 대한 재능만큼은 확실했다. 마무리 캠프와 1군 스프링 캠프에 이어 시범 경기까지 출전하면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고, 장타력을 앞세운 타격 능력에 팬들의 기대까지 한 몸에 받는 신인이 됐다.

하지만 개막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팀 엔트리가 빡빡해 끼워넣을 수 없기 때문은 아니었다. 지금은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여럿 등장했지만, 개막 당시만 해도 KIA는 10개 구단 가운데서 야수층이 가장 얕은 편에 속하는 팀이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인이를 두고 여러가지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자질이 있어도 빠른 공과 좋은 로케이션으로 승부 하는 1군 투수들에게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거기에 최대 약점은 수비. 고교 시절 주로 3루수로 뛰었고, 2루수, 포수까지도 가능하긴 했지만 타구 판단 센스와 송구 능력에 있어 후한 점수를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고민의 근원지는 결국 좋은 재능을 가진 신인 선수를 어떤 환경에서 키우느냐다. 2군에서, 소위 말해 '구르며' 경험치를 쌓아 훗날을 준비하게 할지 아니면 싹이 크게 보이는 선수인만큼 처음부터 1군에 동행하며 분위기를 실감케 할지. 후자는 넥센 염경엽 감독이 즐겨 쓰는 방법이다. 조상우, 김하성 등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엔트리에 등록시키지 않고도 1군과 동해하게 해 가능성을 키운다. 

결론적으로 황대인은 2군에서 프로 첫 시즌의 절반 가량을 보냈다.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 7홈런. 안타가 56개였던 것에 비해 타점이 43개였다. 장타율도 5할 가까이 기록했다. 스스로도 "2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2군에서 거의 전 경기에 나가서 경험을 많이 했던 것이 지금 1군에서도 안타를 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1군에 있으면서 경기에 거의 못나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것 같다"는 황대인은 최우선 보완점이었던 수비에 대해서도 예전에 비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군에서도 초반에는 실책이 좀 많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게 아니라 송구가 잘 안됐다. 그냥 내 실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고, 송구도 향상됐다. 다리도 아팠는데 다 나았다."



황대인이 갖고 있는 최대 장점이자 무기는 '자신감'이다. 보통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신인은 관중들과의 싸움"이라고 설명한다. 그만큼 아마추어 시절 때는 겪어보지 못한 큰 구장과 많은 관중, 그리고 관중들이 내는 소움과 압도되는 분위기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KIA의 김민호 수비 코치가 어린 선수들에게 수비 훈련 도중 '관중석을 보고 큰 소리로 인사하기' 등을 시키는 것도 이 맥락과 상통한다.

그러나 황대인은 신인답지 않다. 만 열아홉살이라고 보기 어려울만큼 어른스러운 면도 있다. "2군 경기보다 1군 경기에서 공이 더 잘 보인다"면서 "처음 1군에 콜업 됐을 때는 잠을 못잘 만큼 긴장했지만 이제는 괜찮다. 오히려 더 편하게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하게 생각하고 임하자고 다짐하고 1군에 왔다"고 '베테랑처럼' 각오를 밝혔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홈런 10개'다. 지난 18일 삼성전에서 김기태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고, 아직 9개가 남았다. KIA의 잔여 경기가 채 40경기도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현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지난 7월 1군에 등록돼 벌써 7개의 홈런을 터트린 백용환에게 "형은 몇 경기 정도 뛰셨냐"고 묻더니 "자신 있다. 한번 해보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오히려 60타석 이내로 시즌을 마치고 내년에 신인왕 후보에 도전해보고픈 욕심은 없냐고 묻자 "전혀 없다. 상을 신경쓰면 안된다. 오히려 올해 60타석을 채워버리고 싶다"며 선을 그었다.

황대인의 성장 가능성에는 대부분 이견이 없다. "대인이가 성장할 수 있다면 내가 주 포지션을 1루로 옮기는게 자연스럽다"고 한 이범호는 "본인이 노력한다는 전제하에 몇년 내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자가 될 수 있는 후배다. 내가 그 나이일 때 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박흥식 타격코치 또한 "제 2의 박석민이 될 수 있는 선수다. 타격 메커니즘도 좋고, 타고난 유연함과 파워 그리고 센스까지 겸비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제 좋은 씨앗이 얼마나, 어떻게 싹을 틔우느냐는 환경과 의지, 노력에 달려있다. 황대인이 어떤 선수로 성장하게 될까. 힘찬 첫 걸음을 뗐다.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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