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상대의 최후방 라인을 파고드는 움직임. 국내 선수 중 이를 가장 잘하는 이가 김승대(24,포항)다. 김승대가 K리그를 벗어나 A매치에서도 어김없이 라인브레이커의 모습을 과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일 중국 우한의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첫 경기서 중국을 2-0으로 무너뜨렸다. 전반 44분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김승대가 결승골을 뽑아내며 승리로 대회를 출발했다.
김승대만 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 최전방 이정협(상주)의 밑에서 종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던 김승대는 번뜩이는 침투 능력을 발휘하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상대 최종 수비수 2명 사이로 파고들자 이재성(전북)의 패스가 연결됐다. 자신의 뒤에서 파고드는 김승대를 보랴 이재성의 패스를 차단하랴 바빴던 중국 수비는 허둥대며 넘어졌고 김승대는 보란듯이 골망을 갈랐다.
김승대의 발이 빠르게 움직이자 중국의 수비 라인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K리그서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줄타기를 어김없이 보여줬다.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플레이는 A매치 데뷔전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초반에는 몸이 무거웠던 김승대다. 수비라인을 타는 플레이는 조직력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발을 맞춘지 열흘이 채 안 되는 대표팀에서는 조금 엇박자를 보이는 듯했다.
그래도 김승대는 빠르게 적응했다. 전반 중반에 접어들자 김승대는 종적인 움직임으로 조금 더 횡으로 넓히며 공격진 스위칭에 애를 썼다. 그러다보니 중국 수비라인이 조금 벌어졌고 전반 막판 공간을 확인하자 자신의 능력을 단번에 과시했다.
후반 12분에 터진 이종호(전남)의 골도 김승대의 역할이 컸다. 이재성이 볼을 가로채자 재빠르게 문전으로 파고들어 볼을 받았고 이타적인 플레이로 이종호에게 연결하면서 추가골을 확실하게 도왔다.
김승대는 지난달 27일 처음 소집된 자리에서 "내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 다짐은 엿새 뒤 중국전에서 라인브레이커의 명성을 입증하며 A매치 데뷔전서 데뷔골을 뽑아내는 힘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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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