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청주, 이지은 기자] 송창식과 레일리, 상황은 같았지만 쓰임새는 달랐다.
14일 한화-롯데전, 경기 중후반부에 TV를 튼 사람들로 하여금 '게임이 이제 시작했나'하는 착각이 들게하는 장면이 나왔다. 양팀 모두 선발로 운용하던 두 투수를 구원으로 올린 것이다.
한화 송창식은 지난 6월 송은범의 로테이션을 채우려 선발진에 합류했다. 사실상의 5선발이다. '스윙맨'으로 쓰겠다는 게 의도였지만, 사실 구원으로는 최근 잘 출전하지 않은 상태였다. 롯데 레일리는 올시즌 자신이 출전한 17경기 모두 선발로만 등판해 5승5패를 기록하고 있는 투수다.
고육지책이었다.각자의 게임은 각자의 사정대로 중요하다. 한화에게는 전반기 목표 '승패차 +7'을 이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롯데로서는 6월부터 시작된 부진의 늪을 탈출해 후반기 반등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이 3연전이 끝나면 나흘의 올스타브레이크가 기다린다. 중위권 팀도 하위권 팀도 모두 위를 바라보며, 선발을 기꺼이 구원등판 시키는 단기전레이스를 펼친 이유다.
둘이 등판한 상황은 비슷했다. 선발에 이어 등판한 구원이 불안한 피칭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타선을 확실히 틀어막아줄 투수가 필요한 때였다. 한화는 6회초 등판해 연속 3구 볼을 뿌리더니, 결국 땅볼로 1점을 더 내주며 동점을 만들고 탈보트의 승을 날렸다. 롯데는 심수창이 2이닝내내 아슬아슬한 투구내용을 보이더니, 결국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동점을 허용했다. 모두 루 상에 주자는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결과도 비슷했다. 등판한 이닝에 둘 다 승계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막아냈다. 송창식은 정훈과 안중렬 두 타자를 땅볼과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잔루 3루를 만들었고, 레일리는 지난 타석 적시타를 때려낸 좌타자 한상훈을 상대로 루킹삼진을 잡아내며 역시 잔루 3루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쓰임새는 차이가 있었다. 송창식은 그래도 2이닝 가까이 소화했지만, 레일리는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사실상의 '원포인트'역할을 수행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래서일까. 무실점으로 기록된 레일리와는 달리 송창식은 결국 홈런을 맞아 실점을 허용했다. 이것만 놓고 보면 롯데의 기용이 더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롯데의 기용은 실패로 돌아갔다. 게임에 패한 것이 원인아라면 원인이다. 결과론적이지만 롯데는 패배한 게임에 3선발로 출전할 예정이었던 컨디션 좋은 투수를 불펜 피칭을 시켜 원포인트용으로 사용한 셈이 됐다. 게다가 6명의 투수를 사용하고도 순위는 9위까지 떨어졌다. 반면 한화는 승패차를 +6까지 만들며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송창식,레일리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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