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한 배우 류승룡이 새 작품 '손님'(감독 김광태)으로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다.
'손님'은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작품으로, 1950년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로 들어선 낯선 남자와 그의 아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했던 비밀과 쥐들이 기록하는 그 마을의 기억을 다룬 판타지 호러. 극 중 류승룡은 떠돌이 악사인 '피리 부는 사나이' 우룡으로 등장한다.
'손님'은 류승룡을 비롯해 이성민, 천우희, 이준 등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들을 담고 있는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류승룡 역시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우고, 실제 피리 연습에 매진하며 떠돌이 악사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는 '손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다루지 않았던 독특한 부분이 끌렸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 정서들을 보면서 현실에 대입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황에 맞춰서 변심하는 각자의 모습들과 진실을 거짓으로 얘기하며 집단적으로 변해가는 광기 어린 모습들, '약속을 지키자'는 것은 일차원적인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거기에 숨겨져 있는 어른들의 모순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을 이었다.
그의 말처럼 '손님'의 시대는 한국전쟁 직후를 다루고 있지만, '약속'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는 현재에도 시사할 수 있는 바가 크다.
지난 9일 개봉한 '손님'은 18일까지 77만 명의 손님을 극장가로 불러모았다. 쥐떼를 쫓는 등 극의 특성상 보는 이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상황. 류승룡은 "쥐 자체가 공포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만들어 낸 집단 광기를 표현해 주는 도구로 쥐가 도구로 사용된 것이니 말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미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7번방의 선물'(2013),'명량'(2014)을 통해 천만 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린 류승룡.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그의 '남다른' 기준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류승룡은 "흥행을 위한 작품을 선택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좋은 작품, 그 시기에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 이런 것들이 여러 경우가 잘 맞아서 그렇게 됐던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그런 그가 작품을 볼 때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시나리오 속의 한 줄'.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남는 게 무엇인지, 영화 전체가 갖고 있는 좋은 이야기들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004년 영화 '아는 여자'로 데뷔 후 꾸준히 활동해 왔고, 이제는 대중의 시선과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배우가 됐다. 그는"배우라는 직업이 정상을 향해 정복하거나 하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 지점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걸어가는 게 아닐까 한다. 이미 난 너무나 과분하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어쩌면 그게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지나쳐 온 것일 수도 있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자신을 다잡는 법을 이야기했다.
앞으로 찾아올 수도 있는 힘든 일들도, 초연히 받아들이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 류승룡은 "앞으로 뾰족한 돌무더기 산을 지나갈 수도 있고, 가시밭길을 지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피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며 담담하게 말을 전했다.
연기와 함께 인생을 함께 배워가는 류승룡. 매 순간 진심으로 연기를 대하는 그의 모습은 그렇게 대중이 그의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또 다른 이유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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