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탄산 같은 활력소가 된다.
KIA 타이거즈는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3-4로 패했다. 하지만 분명히 소득이 있었다.
이날 KIA의 선발 투수는 박정수였다. 성남 야탑고를 갓 졸업한, 1996년생으로 만 18살인 어린 선수였다. 1군에서 두차례 중간 계투로만 등판했고 지난 3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을 잘 막아줬지만 누구도 박정수의 호투를 기대하지 않았다. 데뷔 첫 1군 선발 등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KIA는 조쉬 스틴슨이 불펜에서 대기하는 총력전까지 대비를 해놓았고,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박정수의 투구는 기대 이상이었다. 커브, 체인지업 구사율을 높게 가져가면서도 바깥쪽 제구가 완벽하게 되면서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초반부터 위력적인 피칭을 했다. 최종 결과는 5이닝 7탈삼진 2실점.
특히 3회말 자신의 보크로 주자를 3루까지 내보낸 상태에서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5회말에는 2사 주자 2,3루 위기에서 4번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빼앗아냈다.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공이 일품이었다. 타순이 한바퀴 돈 이후, 그리고 주자가 나갔을 때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과제로 남았지만 선발 데뷔전에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타선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KIA는 답답한 공격 활로를 뚫기 위해 브렛 필을 선발 2루수로 내보내고 젊은 포수인 백용환과 이홍구를 모두 라인업에 집어넣는 강수를 뒀다. 2군에서 박정수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백용환이 마스크를 썼고, 이홍구는 모처럼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주형-필-이범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 '형들'이 침묵하는 가운데 백용환과 이홍구는 '멀티 히트'를 터트렸다. 타격감이 좋은 상태로 1군에 올라온 백용환은 매 경기 안타를 추가하고 있고, 이날도 2개의 안타를 터트리며 좋은 감을 뽐냈다.
반면 타격감이 떨어졌던 이홍구는 시원한 홈런 2방을 터트렸다. 3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피어밴드를 상대로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렸던 이홍구는 팀이 1-2로 뒤진 5회초 또다시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자신의 생애 첫 연타석 홈런이다. 특히 두번째 홈런은 백용환이 1루 주자로 나가있는 상태에서 번트 자세를 취했다가 슬래시 전환에 성공하며 홈런이 터졌다. KIA의 3득점은 모두 이홍구가 낸 점수였다.
매일 힘겨운 전쟁을 치르는 KIA는 지금 도전과 리빌딩의 중간에 서있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새 얼굴과 재발견 되는 선수들의 활약은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확실한 보증수표와도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왼쪽부터)박정수-이홍구-백용환 ⓒ 목동,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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