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8.12 09:42 / 기사수정 2007.08.12 09:42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클럽 중 하나다. 매 시즌 최상위권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틀레티코. 그러나 그들의 성적표는 매번 실망스럽기만 했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아틀레티코의 최고 성적은 리그 7위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에도 아틀레티코는 후반기 돌풍을 일으켰던 비야르 레알의 희생양이 되며 UEFA컵 직행에 실패했다. 비야르 레알이 8연승을 달리는 동안 아틀레티코는 3승 1무 4패로 부진, UEFA컵 직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그동안 아틀레티코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뒷심 부족이었다.
어김없이 발휘된 라 리가의 ‘큰 손’
아틀레티코는 최근 다섯 시즌 동안 유럽 클럽 선수권 진출 경력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유럽 대회에 초대받지 못한, 그리고 대형급 선수의 이적도 없는 클럽에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란 재정적으로나 체면에서나 빠듯한 것이 사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다른 클럽과 달랐다. 2005/06시즌 10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름 아틀레티코가 사용한 이적료는 자그마치 4,1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522억 원에 달한다.
올 시즌 역시 '프리메라리가 큰 손’의 힘이 발휘됐다. 시망 사브로자, 라울 가르시아, 루이스 가르시아 등 선수 영입에 사용된 이적료만 6,000만 유로에 이른다. 물론 토레스의 이적료를 감안하면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유럽 대회에 진출하지도 못한 클럽이 이 정도의 막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토레스의 이적, 전력은 오히려 상승?
아틀레티코에서 토레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도 컸다. 팀 공격의 핵심이었음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클럽과 팬들이 자랑하는 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올 여름 그러한 토레스를 깜짝 이적 시켰다. 팀 전력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토레스의 이적에 앞서 디에고 포를란을 비야르 레알에서 미리 영입했다. 포를란은 결코 토레스에 뒤지지 않는 득점력을 과시하던 포워드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틀레티코는 시망, 루이스 가르시아, 레예스 등을 차례로 영입, 팀 전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토레스의 이적으로 인한 전력 손실보다는 새로 영입된 선수들로 인한 전력 상승이 더 눈에 띄었다. 수년간 팀을 이끌어왔던 토레스의 이적은 아틀레티코에게 큰 전환점이 된 셈.
예상 포메이션 : 4-2-3-1 or 4-4-1-1?
막시 로드리게스, 레예스, 시망, 루이스 가르시아 등 많은 공격형 미드필더의 존재로 다음 시즌 아틀레티코의 포메이션은 4-2-3-1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명의 공격형 미드필더에 누가 서게 될지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
그나마 라 리가 경험이 있는 레예스와 막시 로드리게스가 그나마 주전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시망, 루이스 가르시아가 라 리가 무대에 적응만 마치면 주전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
특히 레예스, 막시 로드리게스, 시망, 루이스 가르시아 모두 양쪽 사이드뿐만 아니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메디아푼타) 역할까지 해낼 수 있다는 점은 아틀레티코에는 더없이 좋은 공격 옵션이 될 것이다. 수시로 위치를 옮겨가며 펼칠 다이내믹한 경기는 상대팀에게는 큰 부담을, 팬들에게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4-2-3-1이 아닌 4-4-1-1 역시 가능성이 있다. 루이스 가르시아, 혹은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포워드에 가까운 플레이에 치중하고, 대신 중앙 미드필더 라울 가르시아가 전체적인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 전술이다. 이 경우 무엇보다도 오사수나 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팀을 이끌었던 라울 가르시아의 플레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예상순위 : UEFA컵 진출권 이상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근접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아틀레티코는 번번이 그 기대를 저버렸다. 그렇다고 아틀레티코를 중상위권 정도로 분류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무시할 수 없는 탄탄한 전력이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기 때문.
올 시즌은 특히 토레스의 이적을 메우고도 남을 만한 선수들이 차례로 영입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라 누가 주전이 될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이는 선수기용의 폭이 넓어졌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지난 시즌 부상 선수로 인해 겪었던 뒷심 부족을 되풀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최근 5년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항상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하였다. 그러나 시즌이 막을 내릴 때쯤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하고 말았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이 대형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팬들을 놀라게 한 아틀레티코의 2007/08시즌은 기대감 그 자체다.
과연 올 시즌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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