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김범근 기자]
볼튼의 우승보다 값진 준우승, 다음 시즌 호 성적 '청신호'
새미 리 신임감독의 데뷔무대였던 2007 피스컵은 볼튼 원더러스의 첫 대회 참가에도 불구하고 준 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둬 2007/08 시즌에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경기 내용적인 부분은 ‘빅 샘’ 샘 앨러다이스 전 감독의 그림자가 짙었지만 새미 리 감독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볼튼의 달라진 모습들
입국 뒤 성남 일화와의 피스컵 개막전에서 볼튼은 적응이 덜 된 듯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일말의 아쉬움을 샀다. 그러나 치바스 과달라하라와의 2차전서부터 신체적 우위를 이용한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하며 내리 2연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니콜라스 아넬카의 활약이 돋보였던 라싱 산탄테르와의 경기에서는 리 감독의 다양한 전술적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리 감독은 전반에 아넬카와 디우프를 비롯한 4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며 ‘볼튼=지루하다’는 공식을깨려는 것처럼 적극적이며 다양한 공격방식을 선보였다. 아쉽게도 아직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던 전술로 인해 오히려 선취골을 내주고 말았다. 다시 ‘빅 샘’ 시절의 전술로 회귀한 후반, 볼튼은 프리미어리그 5위 다운 실력을 발휘하며 곧바로 역전에 성공 2-1 승리를 이끌어 냈다.
올림피크 리옹과의 결승전에선 아쉽게 0-1로 패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리옹은 카데르 케이타와 카림 벤제마를 이용해 볼튼을 괴롭혔지만 볼튼도 이에 질세라 케빈 놀란을 중심으로 좌우를 흔들며 리옹 수비를 흔들어놓았다. 볼튼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리옹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꿋꿋이 버텼지만 종료 4분전 킴 칼스트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초보 감독 새미 리, '빅 샘'의 그림자 걷어낼까리 감독은 과거 스벤 고란 에릭손 등 여러 감독 밑에서 코치로 활동한 경험 많은 인물이지만 볼튼이 그의 이번 첫 프로팀 감독 경력이다. 그런만큼 그는 '빅 샘'의 위대한 업적(2003/04 시즌 이후 4시즌 연속 8위권 진입)때문에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볼튼은 이번 피스컵을 계기로 ‘빅 샘’시절과는 다른 스타일로의 변화를 모색 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 볼튼은 리그에서 가장 재미없는 축구를 하는 팀으로 유명했다. 주로 최전방 공격수 케빈 데이비스를 이용한 ‘뻥축구’, 그리고 세트 피스를 이용한 플레이 등 상대와 팬 모두를 지루하게 하게 했지만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실속은 챙기는 축구일변도였다.
그런 볼튼이 이번 피스컵에서 보인 적극적인 공격과 다양한 실험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한 실험적인 성격이 짙다. 리 감독은 인터뷰에서 "볼튼은 아기자기 한 축구를 하는 팀으로 거듭날 것" 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의도는 라싱 산탄테르와의 경기에 여실히 보여졌다.'빅 샘'이 케빈 데이비스를 쓴 것에 반해 리 감독은 다양한 공격전술을 시도하며 보다 발전된 볼튼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또한 이런 달라진 색깔을 내기 위해 리 감독은 스쿼드 변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빈 맥칸, 하사니 등 미드필드 진을 보완하고 로이드 사무엘 영입을 통해 수비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리 감독은 이런 수비위주의 전력보강은 탈 벤 하임의 이적으로 인한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한 일일 뿐 "아직 선수영입이 끝나지 않았다." 며 전력보강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리 감독과 선수들은 "피스컵은 다음시즌을 위한 좋은 준비"라고 수 차례 강조해왔다. 이는 한국팬들에 대한 단순한 '립 서비스'가 아닌 자신들의 전력을 체크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었다. UEFA컵과 프리미어리그를 동시에 준비해야하는 볼튼, 과연 리 감독이 '빅 샘'에 이은 '빅 새미'가 될것인지 이번 시즌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