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한국이 아쉽게 강호 브라질에게 패했다. 자신감을 갖고 윤덕여호도 좋은 경기를 했지만 그래도 브라질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롬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브라질에게 0-2로 완패했다.
전반 중반까지 한국은 경기를 잘 풀어갔다.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효과적인 공격을 보여줬다. 여자축구계에서는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 브라질의 화력도 전반전에는 쉽게 터지지 않았다.
측면 돌파와 중거리슈팅 외에는 한국의 골문을 노려볼 방법이 딱히 없었다. 브라질은 전반 4분에 파비아나의 중거리슈팅이 크로스바를 맞춘 데 이어 전반 20분에는 크리치아니가 왼발 중거리슈팅을 때렸지만 높이 떴다. 풀리지 않는 공격에 숨통을 터 보고자 한 선택이었다.
마르타도 전반전까지는 조용했다. 경기 전부터 한국이 주의해야 할 상대 선수로 마르타가 일순위로 손꼽혔다. 마르타는 '치마 입은 펠레'라는 미명이 따를 정도로 여자축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개인기와 골결정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3년, 2007년, 2011년에 이어 4번째 월드컵에 나선 그는 5년 연속 FIFA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월드컵에서 개인 통산 14골을 넣었을 정도로 득점력도 좋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윤덕여호는 마르타의 한 방을 조심했다. 마르타가 침투하려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막아내면서 측면으로 몰아냈다. 마르타는 전반 8분 한국의 오른쪽 공간을 뚫은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린 것 이외에는 별다른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질은 곧 문제를 해결해갔다.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었다. 마르타는 후방까지 내려와 공을 받고 연결해주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파비아나의 오버래핑은 매서웠고 마르타와 함께 전방에서 발을 맞춘 37살의 호르미가의 탄력 있는 움직임은 한국을 위협했다. 수비라인에서부터 빌드업, 중원에서의 패스 전개도 짜임새를 갖추면서 이번 경기 점유율의 반 이상을 가져가기도 했다.
골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 노련하게 좌우를 번갈아가면서 공격을 풀어가던 브라질의 창에 결국 한국의 방패는 뚫렸다. 전반 33분에 수비진의 아쉬운 패스 실수를 틈 타 호르미가가 한국 골문 안으로 침착하게 공을 밀어넣었다. 후반 8분에는 마르타에게 페널티킥 추가골을 내주면서 0-2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브라질의 골문을 패기 있게 노렸던 한국의 빈공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 전부터 "브라질은 좋은 전력을 지닌 팀이다. 마르타 외에도 브라질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던 윤덕여호의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된 경기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브라질, 마르타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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