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비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유벤투스의 수호신, 잔루이지 부폰의 선방쇼는 결승전에서도 뜨겁게 이어졌다.
부폰이 골문을 지킨 유벤투스는 7일(한국시간)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FC바르셀로나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1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유벤투스는 초반 리드를 내준 상황에서도 부폰의 선방으로 추격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후반 중반에 결승골을 내준 부폰의 모습은 아쉬운 장면으로 남았다.
부폰은 이번 결승전에서도 어김없이 유벤투스의 골문을 지켰다. 상대 골문에는 차세대 최고 골키퍼로 각광 받는 테어 슈테켄이 섰지만 백전노장 부폰이 그동안 쌓은 이력에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동안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화려한 선방쇼를 보였던 부폰은 올 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전 대회를 포함해 46경기에서 29골만을 내줘 0점대 방어율의 기록을 세웠다. 내용면에서도 뛰어난 예측과 날렵한 몸놀림으로 유벤투스가 자국대회에서 더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좋은 활약은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의 MSN과의 흥미로운 맞대결을 기대토록 했다. 올 시즌 최고의 공격편대로 주목 받고 있는 MSN의 슈팅세례를 부폰이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출발은 좋지 못했다. 부폰은 전반 4분만에 MSN이 아닌 이반 라키티치에게 한방 먹었다. 네이마르가 왼쪽에서 돌파해 내준 공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정확한 패스로 연결했고 라키티치가 한 템포 쉬지 않고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부폰을 뚫어냈다.
하지만 한 골 먹는다고 해서 부폰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부터 더욱 집중력 있는 선방쇼를 보이면서 추격 기회를 노리는 유벤투스에게 힘이 됐다. 추가골을 내준다면 유벤투스가 빠르게 무너질 가능성이 있었지만 부폰의 선방으로 계속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반 13분의 선방은 결정적이었다. 수아레스가 유벤투스의 왼쪽을 돌파해 내준 공을 다니엘 알베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날렸는데 이를 부폰이 잘 막아냈다. 몸은 오른쪽으로 쏠리고 있음에도 빠르게 판단해 왼손으로 막아내는 기지를 발휘했다. 후반 4분에는 바르셀로나의 역습 상황에서 나온 수아레스의 슈팅도 쳐냈다. 유벤투스 수비 숫자에 비해 바르셀로나의 공격 숫자가 많아 매우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부폰 덕에 유벤투스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부폰이 버티는 뒷문이 단단히 잠궈지자 유벤투스 공격진이 기다리던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10분에 알바로 모라타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부폰의 노력에 결실을 맺게 했다. 카를로스 테베스가 때린 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나온 것을 모라타가 재차 밀어 넣었다.
이후 공을 잡으면 템포를 조절하면서 부폰은 필드 선수들이 천천히 경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계속해서 단단함을 유지했던 부폰의 벽은 후반 24분에 아쉽게도 또 한번 무너졌다. 리오넬 메시의 일차 슈팅을 부폰이 막아냈지만 쳐낸 공을 수아레스가 다시 골문 안으로 밀어 넣어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막바지에는 네이마르 다 실바에게까지 쐐기골을 내주면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잔루이지 부폰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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