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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에 호감 보인 메시, 영쿨레스의 예언 실현되나

기사입력 2015.06.03 06:54 / 기사수정 2015.06.03 07:05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이 시대 세계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리오넬 메시(27, FC바르셀로나)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은 늙고, 사람인 선수들은 전성기를 지나 황혼기를 맞이해야 하는 시점이 있다. 메시 역시 다르지 않다. 그 옛날 맹활약했던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가 세월의 무게와 함께 변화를 겪었듯이 메시 역시 언젠가는 이들의 길과 비슷한 시기를 피할 수 없다.

30대의 메시에 대한 궁금증이 있던 상황에서 지난 2일(한국시간) 메시가 중앙 미드필더에 대한 호감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데이비드 베컴, 안드레아 피를로 등 나이와 경험이 누적된 30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자리를 뒤로 물렀듯이 메시 역시 같은 선택을 고려하고 있었다.

메시는 영국 매체 '스쿼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내려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메시는 FC바르셀로나에서 데뷔한 이래 좌우 윙 공격수로 뛰어왔다. 주로 오른쪽에서 활약하면서 주 역할은 사이드에서 공격을 풀고 득점을 노리는 일이었다
 
올 시즌에도 전 대회를 포함해 55골을 기록하며 골잡이다운 면모를 보여줬지만 메시는 공격수보다는 조금 아래로 내려선 미드필더로의 포지션 변화 의사를 밝혔다. 이유는 선수생활을 오래 이어가고 팀을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주변에는 다른 자리에서 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하기 힘들어지면서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뒤로 물러서서 포지션을 변경한다. 이러한 사례는 나에게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면서 "나의 우선 목표는 나보다는 바르셀로나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팀을 뛰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중앙 미드필더는 몇번 뛰어본 경험이 있어 낯설지도 않다"고 말했다.

메시가 아래로 내려서려는 의사를 보임과 함께 지난 2013년에 화제를 낳았던 트위터리안 '영쿨레스(@Youngcules)'의 예언에 다시 눈길이 향한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인 라 마시아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던 '영쿨레스'는 당시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메시가 30살 이후에는 어떤 포지션에 적합할까'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직접 그려서 공개한 예상 포메이션에서 메시의 자리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가 섰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지금 시점에서 메시가 미드필더로 내려가기 시작한다면 영쿨레스의 예언과 어느정도 맞아 떨어지게 된다. 본인이 포지션 변경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다음 시즌부터 당장 중앙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시의 중원 이동은 바르셀로나의 앞으로 5년 농사를 결정할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미드필더 진영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사비 에르난데스가 떠나면서 바르셀로나는 새로운 패스 마스터를 찾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여기에 이니에스타 등은 적지 않은 나이로 예전만큼의 기량이 나오지 않고 있고 사비에 버금가는 역할을 해줄 대안이 마땅치 않다.

만약 메시가 사비를 대신하겠다고 자처한다면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전형에 대한 구상에 숨통이 트인다. 매시는 득점력 이상의 패싱력을 가지고 있다. 상대 수비라인을 붕괴시키고 좁은 지역에서도 좋은 패스를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예전 같으면 메시가 내려가면 골 넣을 선수들이 오히려 없어지는 결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다 실바 등이 버티고 있어 메시가 마음을 놓고 내려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메시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기억은 적지만 꽤 있었다. 지난 2011년 코파아메리카에 아르헨티나 대표로 나섰을 때가 가장 대표적으로 당시 아르헨티나는 메시에게 프리롤을 부여하면서 공격 일선이 아닌 주로 중앙 미드필더처럼 활약했다. 이때에는 메시의 득점력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메시의 중원 이동 가능성은 성장하고 있는 이승우와도 연관돼 있다. '영쿨레스'가 내놓은 포메이션도에서 메시가 나간 공격진의 빈 자리는 이승우가 메우고 있다. 그것도 최전방 공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영쿨레스'는 "최근 라 마시아의 가장 기대되는 유망주"라고 설명을 달면서 이승우를 포함시킨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12년 전 호나우딩요 등이 버텼던 바르셀로나 공격진이 1군에 올라온 신예 메시에게 자신의 자리를 인도했던 것처럼 메시도 언젠가 같은 과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누군가에게 자신의 자리를 넘겨줘야 하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 바통을 이어받는 주인공에 이승우도 포함돼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메시의 중원 이동이 언제쯤 이뤄지고 영쿨레스의 예언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 지 앞으로의 5년 내 메시의 결정과 행보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영쿨레스의 예언, 이승우와 메시 ⓒ 영쿨레스 트위터 캡쳐, 엑스포츠뉴스DB,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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