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NO's 17/ 이우람 기자] 프리미어리그는 여타 다른 유럽리그와 달리 겨울 휴식기가 없습니다. 리그 외에도 컵 대회 두 개가 열리기 때문에 만약 휴식기를 가진다면 후반기에 너무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죠.
매년 1월은 각 구단이 새로운 선수를 등록할 수 있는 기간으로, 감독들에게는 팀을 새로이 재정비할 수 있는 기간이자, 선수들에게는 도약 혹은 좌절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잉글랜드의 축구선수협회 이사인 믹 맥과이어는 "선수들 대부분이 이적시장 제도(transfer window)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는데, 그 이유인즉슨 선수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즌의 어느 때든 이적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경기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이 제도를 바꿀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1월 이적시장은 선수들의 이적 외에도 또 다른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보스만 룰'입니다. 유럽의 리그들은 대부분 여름이 되기 전에 끝나고, 따라서 대부분 선수의 계약도 6월 말 정도에 만료가 됩니다. 그리고 선수들은 계약이 6개월 남은 시점부터 자신을 원하는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선수의 권리를 보장한 규칙을 '보스만 룰'이라고 하며, 보스만 룰에 따라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은 선수는 이전 소속 구단과의 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팀을 옮길 수 있습니다. 즉, 1월부터 계약종료가 임박한 선수들은 원소속팀과 재계약을 맺거나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게 되는데, 이런 움직임이 바로 1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바로 1월이 그만큼 바쁜 것이기도 한 거죠.
베컴과 케빈 데이비스, 보스만 룰로 이적할까?
올해 6월로 계약이 종료되는 선수 중에 주목할 선수는 단연 베컴입니다. 베컴에게 2006년은 악몽 같은 한 해였을 것인데요, 베컴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제외되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카펠로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면서 올 시즌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그는 리그에서 단 7경기만을 선발출전하고 10경기를 교체로 뛰었습니다.)
판 니스텔루이의 레알 이적으로 '베컴-판니'의 환상조합을 기대했던 많은 팬을 안타깝게 한 것도 사실이고요, 따라서 그가 잉글랜드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수많은 추측이 그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베컴에게 2년 동안 주급 10만 파운드(약 2억)를 지급하는 재계약 안을 내놓았으나 베컴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입니다. 베컴은 보스만 룰에 따라 레알의 허락 없이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는 만큼, 이 기회를 통해 최대한 자신의 몸값을 올릴 생각인 듯 합니다(The Sun).
리버풀을 인수할 예정인 두바이 컨소시움이 베컴의 영입을 베니테즈 감독에게 권유했다는 루머도 돌고, 맨유 퍼거슨 감독의 깜짝 영입이 베컴이라는 소문도 있는 만큼, 베컴이 과연 어디로 갈지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의 최대 이슈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베컴만큼 관심의 대상이지만 볼튼의 스트라이커 케빈 데이비스 역시 보스만 룰을 활용하여 타구단으로 옮길지 모릅니다(Daily Mirror). 볼튼에서 뒤늦게 부활한 77년생의 스트라이커는 올 시즌 18경기를 선발로 뛰어 4골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 새롭게 영입된 아넬카에게 밀리는 분위기입니다.
그의 계약 역시 올해 6월로 종료되기에 오늘부터 그는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은 뉴캐슬, 포츠머스, 아스톤 빌라 등 공격수 가뭄에 시달리는 프리미어쉽 구단들로 알려져 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그와 계약을 희망하는 구단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쉽의 강자 레인저스입니다. 레인저스는 데이비스가 볼튼과 재계약하지 않고 자신들과의 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은 조용한 겨울 이적시장, 루머는 현실이 될까?
겨울 이적시장이 열렸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맨유를 비롯한 몇몇 구단들이 임대의 형식으로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정식 이적은 토트넘의 아델 타랍트 뿐이며, 그 역시 토트넘 구단이 이적을 공표한 것이 아니라 확실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공개적으로 논해졌던 이적들이 현실화될 움직임은 포착됩니다. 우선 첼시의 움직임인데요, 3경기 연속 2실점한 자신의 수비진에 크게 실망한 무링요는 최대한 빨리 맨체스터 시티의 미카 리차즈를 데려오고 싶은 모양입니다. The Sun은 무링요가 그를 이번 토요일 FA컵 경기 전에 영입하고 싶어하며, 그의 이적금은 기본 천3백만 파운드에 활약에 따른 옵션 5백만 파운드가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적자금을 줄인다고 공언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과연 돈줄을 풀지가 의문인데요, 만약 첼시가 리차즈의 영입에 실패한다면 그 다음 타겟으로 볼튼의 벤 하임, 버밍엄의 매튜 업슨, 그리고 포츠머스의 솔 캠벨 등을 노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미카 리차즈와의 트레이드설이 불거져 나왔던 숀 라이트-필립스는 웨스트햄이 낚아챌지도 모르겠습니다. The Sun은 웨스트햄이 천만 파운드에 숀 라이트-필립스를 영입하는 거래가 거의 성사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커비쉴리 감독은 1월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대대적인 팀 리빌딩을 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웨스트햄 팬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요시 베나윤 선수가 팀을 떠날지도 모르겠네요. 이스라엘 대표팀 선수 베나윤은 맨체스터 시티, 볼튼, 베이타 예루살렘 등의 관심을 받고 있으나 그는 이 모든 팀들의 관심을 거절하고 포츠머스로 갈지도 모른다고 The Sun은 전망했습니다.
(사견이지만, 리차드슨의 포츠머스 임대 소식이나 베나윤의 이적 소식은 포츠머스 이적설이 돌았던 이천수에게는 그리 좋지 않은 신년 소식인 듯합니다. 물론 이천수를 투톱의 셰도우로 생각한다면 이적의 희망은 아직 남아있지만요.)
오웬 하그리브스에 대한 맨유의 끊임없는 러브콜은 이번 1월 내에 행복한 결과를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퍼거슨이 '그가 부상인 상태라도 이번 1월에 영입하겠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하그리브스는 자신의 몸 상태가 거의 완벽한 수준이라고 언론에 밝히며 퍼거슨의 관심에 화답했습니다(The Sun). 뮌헨 역시 하그리브스의 이적을 수용하는 분위기인지라 적절한 이적금이 쥐어진다면 그를 놓아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이적금을 2천만 파운드까지 예상하는 보도가 많았으나, The Sun 오늘자 신문은 그의 이적료를 천5백만 파운드 정도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강등권 탈출이 최대 목표가 된 왓포드는 팀의 에이스 애슐리 영을 지켜내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21경기를 선발로 뛰며 4골을 넣어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인 애슐리 영은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팀으로 활약 중인데요, 그는 토트넘과 리버풀의 강력한 구애를 받고 있지만 리버풀이 그에게 가장 근접한 것으로 보입니다. Daily Mirror지는 리버풀의 감독 베니테즈가 그의 이적을 추진할 것이며, 왓포드는 4백만 파운드에 그를 이적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알려진 바와 달리 왓포드는 토트넘이 영에 대한 오퍼를 제시한 적이 없으며, 다른 구단의 제의를 거절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왓포드는 팀의 에이스를 지키면서 강등권에서 벗어날지, 아니면 적절한 가격에 애슐리 영을 팔고 충분한 이득을 얻을지 궁금합니다.
이적시장 직전 무성했던 소문이 막상 이적시장이 열리자 잠잠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름 못지않은 치열한 영입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팀의 이번 시즌 운명을 좌우할 겨울 이적시장의 행보를 관심 갖고 재미있게 지켜보자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