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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엑스파일] ‘어깨 수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기사입력 2015.05.20 15:05 / 기사수정 2015.05.20 15:32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은경 기자] LA 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이 어깨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다저스 담당 마크 색슨은 "류현진이 왼쪽 어깨 수술을 결정했다.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수술이 어깨 통증과 염증의 원인을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다저스 구단이나 류현진이 공식적으로 어깨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밝힌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황상 류현진의 수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Q. 어깨 수술이 뭐기에 이렇게 시끄럽나?
 
ESPN의 제리 크래스닉은 지난 2010년 9월 15일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어깨 수술을 받는 선수들은 종종 ‘가벼운(minor)’ 어깨 수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벼운 어깨 수술’이란 남의 어깨를 가리킬 때 말고는 없다.”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크리스 카펜터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선수는 이전 기량을 회복하거나 오히려 더 빠른 구속을 얻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어깨 수술은 그저 ‘동전 던지기(복불복이라는 뜻. 그만큼 회복 확률이 낮다는 의미)’일 뿐이다”라고 했다.
 
‘동전 던지기’라는 비유가 적절할 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 ‘아메리칸저널 오브 스포츠메디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토미존수술(팔꿈치)을 받는 선수 중 85%가 수술 이전의 기량을 회복한데 비해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는 50% 이하만 수술 이전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피트니스 매체 ‘헬스 앤드 피트니스’의 조슈아 월트먼은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야구 선수의 어깨 수술 후 재활을 지켜본 결과 야수가 73%의 회복률을 보인데 비해 투수의 회복률은 40%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ESPN의 크래스닉은 “팔꿈치 수술과 달리 어깨 수술은 투수들 사이에서 흔히 ‘사형 선고’로 통한다”고까지 설명했다.
 
 
Q. 어깨 수술은 정확히 뭔가? 미국 언론은 류현진의 어깨 수술을 ‘surgery(수술)’가 아니라 ‘clean up(청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ESPN은 어깨 수술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메디컬 디렉터이자 헤드 트레이너인 키스 마이스터의 말을 인용했다. 마이스터는 “어깨 회전근 수술의 90%는 그냥 ‘클린업’이다. 말 그대로 뭔가를 고치고 치료하는 게 아니라 불순물을 닦아내는 것이다. 마치 테이블 구석에 쌓인 이물질을 줄로 쓱삭쓱삭 닦아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팔꿈치 수술이 ‘청소’라고 표현되는 게 일견 ‘간단하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어깨는 ‘구상관절’이라 매우 복잡한 구조다. 관절와순과 회전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뼈를 둘러싸고 있다.
텍사스의 마이스터 트레이너는 “어깨 부상이 골치 아픈 이유가 있다. 관절와순이 파열됐든, 회전근이 파열됐든, 또 다른 부위가 이상이 있든 ‘통증’이라는 증상은 똑같다. 정확히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기가 어렵다. 의사도 어깨 수술을 집행해야만 100% 확실하게 알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Q. 류현진은 정확히 어깨의 어떤 부위가 안 좋은 건가?
 
아직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ESPN의 기사에 따르면, 야구 전문 트레이너는 “어깨 부상의 심각한 정도를 순위로 매기자면 회전근 부상-관절와순 부상-인대 부상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선수 생활이 위협을 받을 정도로 가장 심각한 부상은 회전근 부상이다. 2011년 미국의 ‘저널 오브 어슬레틱 트레이닝’에 실린 의학 논문에 따르면, 회전근에 문제가 있던 조사 대상 투수 33명은 아무도 수술 전 기량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경우 한 미국 기자가 지난달 ‘관절와순 마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Q. 어깨 수술은 재활이 얼마나 걸리나? 또 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1년 이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때로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ESPN은 전 LA 다저스 투수 제이슨 슈미트의 사례를 소개했다. 슈미트는 2006년 다저스와 3년간 4700만 달러라는 거액에 계약했다. 그러나 2007시즌 직전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구속이 뚝 떨어졌다.
 
슈미트는 관절와순 파열과 더불어 복합적인 어깨 부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조급한 마음에 재활 1년 여 만에 경기에 나섰다. 두 차례 수술 후 총 43.1이닝을 던진 그는 고작 3승만 더한 채 선수 생활을 접었다.
 
슈미트가 충고하는 재활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인내심’이다. 슈미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는 최소 2년간은 재활을 하는 게 합리적이다. 나는 다저스와 거액의 계약을 하고도 아무 것도 못 하고 있다는 죄책감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고, 그래서 어깨 어딘가에서 통증이 느껴지는데도 마운드에 올랐다. 재활은 그런 조급한 마음과 싸우는 끊임 없는 전쟁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을 2007년으로 되돌린다면, 나는 더 오랜 기간 재활했을 것이다. 그래서 월드시리즈 승리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Q. 메이저리그에서 어깨 수술 후 이전 기량을 되찾은 선수들도 있었나?
 
드물지만 있긴 있었다. 커트 실링(은퇴)이 어깨 수술을 받았다가 이후 구속을 회복했다. 2012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마이크 피네다(뉴욕 양키스)도 성공적으로 재활했다. 그러나 이들 둘 외에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추가할 만한 선수는 찾기 쉽지 않다.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사진=류현진 ⓒAFP BBNews=NEWS1]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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