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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70분간 사죄 또 사죄…무슨 말 했나(일문일답)

기사입력 2015.05.20 00:15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유승준이 70분간 진행된 인터넷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과 군 관계자에게 사죄하며, 군 복무의 가능성을 재고해 달라 밝혔다.

가수 유승준은 19일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13년 전 군 기피 및 병역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유승준의 일문일답.

◆13년 만에 입을 여는 이유는.
-용기가 안 났다. 마음의 준비도 안 돼 있었다. 모든 것들이 내 잘못이라는 걸 뒤늦게 깨우치고 나오게 됐다. 그 전까지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유승준이 돈이 없어서 이러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찍었다. 절대로 돈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현재 입국 금지 상태다. 상황을 설명해달라.
-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입국 금지에 올라 있다. 입국 금지인 상태라서 비자든 무비자든 한국 땅을 밟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사상범이라든지 오사마 빈 라덴같은 정치범들과 함께 이름이 올라가 있다고 알고 있다.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들었다.

◆미국 이민 당시와 한국 귀국 당시를 설명해달라.
-1989년 겨울, 13세 때 미국에 이민을 갔고 1991년도에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연예활동을 위해 한국에 온 건 1996년, 미국에서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한국에 보냈다. 그 해 늦여름에 기획사 연락이 와서 한국에 들어왔다. 영주권자로서 한국에 방문했다. 그때 미국에서 영주권자는 미국에서 6개월을 머물러야 했기에 활동 당시에도 한국에서도 6개월 이상 체류하진 못했다.

◆해병대 홍보대사였다는 말이 있다.
-사실이 아니다. 난 금연 홍보대사 외에는 다른 홍보대사를 한 기억이 없다.

◆그럼 군대에 거부감이 있었는가.
-군대에 거부감 없다. 나는 어릴 때부터 군대는 늘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늘 규칙적으로 생활했고, 아버지 역시 군대에 가라고 말씀하셨었다.

◆그렇다면 2002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군대를 갈 것인가.
-당연히 간다. 이렇게 큰 물의를 일으키게 될 줄 몰랐다. 그 시간으로 돌이킬 수 있다면 두 번 생각 안 하고 갈 것이다.

◆만 38세가 군 입대 마지노선이다. 지금 유승준은 만 39세다. 절묘한 타이밍인데
-지난해 재신검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한 뒤 군 복무를 하고 싶다고 컨택했다. 만으로 38세였다. 성룡에게도 '12년 지난 지금에 와서 심경에 변화가 왔다. 군대에 가겠다'고 했더니 '결정 잘 했다. 그 길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하더라.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군대에 갔다 오겠다고 말했었다.하지만 이틀 후 1980년 생 이후에만 그 법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1970년대 생들은 36세가 마지노선이라고 하더라. 난 지난해 군대에 갈 마음을 먹었지만 무산이 됐다.

◆그럼 지금 입을 여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 심경에 대해 많이 얘기했었다. 하지만 그 사죄의 말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마음 아픈 비난과 질타의 말이 많았다. 한국 컴백에 대해서 자신이 없었다. 어떻게 풀어야 할 지도 몰랐다. 13년 간 한국을 안 보고 살았다. 그래야 살 것 같았다. 최근 내 아들이 내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고 놀더라. 내 문제로 인해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 아들이 학교에 갔다와서 '아빠는 유명한데 왜 한국을 못 가냐'고 묻더라. 이후 아들이 한국 얘기만 나오면 울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도 더 이상 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현재 생활은 어떤가.
-아이들의 학교에서도 한국 분들을 만나면 항상 벽이 느껴진다. 방송이나 행사, 공연을 하다가도 한국 후배를 만나면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응원한다는 말을 듣고. 슈퍼주니어를 만났을 때 내 앞에서 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더라. 고맙기도 한데 어떡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언젠가부터 편하지 않고 자신이 없어졌다.

◆군 신체검사 당시 몇 급을 받았나
-신체검사 4급을 받았다. 공연 중 허리를 다쳐서 병원에 갔다.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신체 상에 문제는 없어서 수술을 받지 않았다. 이후 허리 다친 사실이 알려지자 바로 병역기피 의혹이 불거졌다. 그래서 군대에 가겠다는 말을 더 많이 했다. 뒤로는 시민권을 딸 계획을 짜고 왜 그런 거짓말을 하겠냐.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6개월 공익근무에 퇴근 후 연예활동 보장해주겠다는 특혜를 받았다는 말도 있었다.
-아니다. 그 당시 병역이 2년 정도였다. 오후 6시 퇴근 후 연예활동 보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다.

◆시민권 취득 당시를 설명해달라.
-아버지가 미국에 와서 시민권을 따라고 하시길래 내가 군대를 이유로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9.11 테러 이후 시민권 재발급이 힘들어지게 되자 아버지가 극구 오라고 말했다. 일본 공연 핑계로 미국에 갔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미 출국을 할 때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갔다 오겠다 밝혔었다. 그 미국 스케줄은 시민권 취득을 위한 스케줄이 아니었고 군대 가기 전 가족에 인사를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당시 6, 7집을 내야하는 소속사와의 계약 이행 건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모든 가족이 다 미국에 있는데 네가 군대를 가는 건 이기적일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시민권을 취득했다.)

◆시민권 취득 이후 한국의 뉴스를 접하지 못했나
-한국 뉴스에서 소식이 나오니 '빨리 한국에 돌아가 설명을 드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내 심경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니 기자 분들이 공항 게이트 앞까지 나와 있었다. 나가니 경호원 분들이 날 잡더라. 공항에서는 내 여권을 보고는 영어로 말을 했다. 낯설었다. 그리고는 사태가 진정되자 모두 내게 사인을 받아 갔다.

◆그 때 심경은?
-쉴 수 있다는 생각에 여자친구(현재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미국 간다"고 말했다. 정말 사태를 몰랐다. 하루 10개의 스케줄을 감당해야 했고, 날 혹사시키는 어른들에 화가 나있던 상황이었다. 또 내 사인 하나에 수십 억의 딜이 오가던 교만한 시기였다. 만 25세였다. 이런 걸 감당할 정도로 성숙하지 못했다.

◆이후 배신자 매국노 거짓말쟁이 등 비난이 쏟아졌다
-그 반응들을 다 안 봤다. 안 봐야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가족과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날 소재로 콩트를 하더라. 시청자가 같이 웃더라. 그 즉시 TV를 끄고 한국 기사 아무것도 안 봤다. 최근에서야 보게 됐다.

◆그럼 왜 그동안 오해를 풀지 않았나.
-난 내가 피해자인줄 알고 있었다. 이후 아내는 한국 땅 밟고 싶으면 군대를 가라고 했다. 이걸 본다면 또 비난할지 모르겠지만, 그 땐 내가 자존심이 상해서 다시 번복하기도 그랬다. 그냥 그 문제에서 도망가고만 싶었다. 그게 제일 바보같았다.

◆군 관계자 및 국민에 한 마디 부탁한다.
-선처를 해주셔서 내가 한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 기회를 다시 주셔서 내가 아이들과 한국 땅을 밟을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한다. 젊을 때 내린 결정, 잘못에 대한 사죄를 드린다. 한국 땅을 밟게 해달라. 국민 여러분. 이렇게 늦게나마 사죄의 말씀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 또 그 이전에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다시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다. 많은 허탈감과 실망감을 받았을 국민들에 사죄드린다.

◆인터뷰가 끝났다. 기분이 어떤가.
-아직도 답답하다. 나는 정말 국민을 우롱하거나 기만하려고 거짓말을 한 게 아니다. 개인적인 이유가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건 안다. 하지만 국민을 속이려 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내 일련의 행동, 빨리 뉘우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게 없다. 죄송하다.

한편 유승준은 지난 1997년 3월 데뷔앨범 'west side'의 타이틀곡 '가위'로 데뷔해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수식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2002년 입대를 3개월 여 남긴 시점에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약혼녀 오모씨의 미국 영주권 취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 가족이 거주 중이던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

결국 병무청은 출입국 관리법 11조(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 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다)에 의거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성룡이 이끄는 엔터테인먼트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활발히 활동을 이어왔다.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사진 = 유승준 ⓒ 아프리카 방송화면]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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