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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중계의 새로운 바람, XTM 김대환 해설위원

기사입력 2005.03.11 01:56 / 기사수정 2005.03.11 01:56

편집부 기자


국내 종합격투기 방송에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케이블 채널 XTM에서 UFC와 PRIDE 중계를 맡고 있는 김대환 해설위원(27)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인터넷에서 ‘북극곰’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게재하며 격투기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날렸던 그가 이제 방송계에도 진출해 시청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전문적인 지식에 선수 시절의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이상적인 해설자로서의 덕목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일반인이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는 편안한 방송이다.

마치 친구와 함께 즐기듯 재미있고 흥미로운 중계. 이것이 바로 그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실제로도 인터뷰 내내 중계와는 또 다른 편안함을 보여주었다.


- 반갑습니다. 방송 정말 잘 보고 있어요. 근데 케이블 채널 XTM에서 UFC와 프라이드 해설을 하시면서 얼굴을 알리셨잖아요. 그 전에도 해설을 하셨나요?

▲ 처음부터 XTM에서 해설을 시작한 건 아니구요. 원래 SBS에서 2003년 11월 처음 격투기 관련 프로그램을 했어요. XTM에서는 2004년 10월 UFC 해설을 맡게 되면서 부터죠.

- 해설위원 중에서도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하시는데 해설을 하게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원래 종합격투기를 처음 접한 건 고 1때 UFC 경기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였어요. 그때부터 찾아보고 좋아했거든요. 그러다가 1999년 말부터 인터넷을 통해 ‘북극곰’이란 아이디로 종합격투기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 글을 SBS 관계자 분이 우연히 보시고 연락을 주셔서 하게 되었죠.

- 프로필 보니까 전 킥복싱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출신이라고 되어 있던데 선수 생활은 얼마나 하셨어요?

▲ 챔피언 출신이라는 건 XTM에서 프로필 나갈 때 잘못 나간거에요. 체급도 원래 헤비급이에요. 지금은 XTM측에서 수정했지만 이미 그 전에 언론사에 퍼진 뒤라서 늦었죠. 그러나 선수로 뛰긴 했어요. 작은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도 했고요. 하지만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나가지는 못했죠. 하고자는 의도는 있었지만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운동 선수 출신의 해설자라고 하시면 조금 쑥쓰러워요.

- 제가 듣기로는 복싱 프로테스트에도 통과했다고 들었거든요.

▲ 복싱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마이크 타이슨을 보고 워낙 감명을 받아서 그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죠. 그래서 연습한 결과 작년 복싱 프로테스트를 통과했고 올해 초에는 시합에도 나갔어요.

- 결과는 어떻게 됐죠?

▲ 토너먼트였는데 한번 이기고 그 다음에 졌어요.(웃음)

- 근데 일반적으로 선수 출신 해설자는 이론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찾아볼 수 없던데요.

▲ 그건 방금 전에 말씀 드렸듯이 선수생활을 많이 안 해서 그래요.(웃음) 그런데 그것도 장단점이 있어요. 복싱 같은 경우에는 세계 챔피언 출신도 많으시고 축구는 차범근 해설위원처럼 세계 정상에 선 분들이 많잖아요. 그 분들은 정상에 선 느낌을 알 수 있을 텐데 저는 아무리 열심히 연구해도 그런 부분은 알 수가 없죠.

- 예전 SBS에서 해설하셨을 때와 지금 XTM에서 하실 때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던데요. 의도적인건가요?

▲ SBS때도 그렇고 지금 XTM에서도 그렇고 절대 의도해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 아직 해설을 시작한지도 얼마되지도 않은 상태라 의도적으로 바꾸고 할 단계가 아니죠. 다만 XTM에 오면서 최상용 캐스터와 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 분이 중계를 재밌게 하시는 스타일이라 저도 저절로 바뀐 것 같아요.

- 그런데 몇몇 분들은 중계를 너무 재밌게만 가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 그런 비판도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분들 말씀도 충분히 일리가 있어요. 다만 문제는 종합격투기 방송이 마니아층만을 위한 방송이 될 수는 없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프로레슬링도 그렇겠지만 일반인과 마니아의 차이가 너무 커요. 만약 마니아 분들을 위한 방송을 한다면 아마 세미나가 될지도 몰라요. 반면에 일반인을 겨냥한다면 마니아 분들은 재미없어지는 거죠. 하지만 아직 격투기 자체가 메인스트림으로 나온 게 아니라 나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청자를 많이 끌어들이는 게 과제에요. 그래서 최대한 유머 있고 재밌는 방송을 하려고 해요. 대신 중요한 부분은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의 중계 컨셉이에요.

- 아까 복싱 얘기가 잠깐 나와서 말인데 국내 복싱계에서는 종합격투기를 곱게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일본은 같이 가는 오히려 분위기인데 국내는 오히려 밥그릇 뺏기로 보이더군요.

▲ 저도 그 부분이 안타까워요. 원래 투기 스포츠의 대명사하면 복싱이었는데 종합격투기가 나오면서 마치 복싱은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받게 되었죠. 그러나 이런 가치관은 바꿔야 해요. 정말 일본은 같이 가는 분위기거든요. 한 예로 앤디 훅이 초창기 K-1에서는 굉장히 고전했었어요. 그러다가 복싱 수련을 통해서 나아졌죠. 이 때 당시 그의 트레이너가 히아나카 아키노부라고 복싱 챔피언 출신이었거든요. 이런게 국내에서는 상상도 못하죠. 어디 종합격투기 선수에게 복싱을 가르치는가하고 말이죠. 그런데 지금 서로 그럴 때가 아니거든요. 국내 복싱도 종합격투기도 어려운 만큼 같이 가야 돼요.

- 그렇군요. 그럼 화제를 조금 바꿔서 현재 프라이드, K-1, UFC가 세계 격투 대회를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의 3파전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 우선 3파전 중에서 가장 밀리는게 단연 UFC에요. 하지만 올해 프라이드와 UFC는 올해 선수를 많이 교환할 예정이에요. 프라이드FC 미들급 그랑프리에 UFC 선수들이 자객 형식으로 출전하는 거죠. 그리고 UFC에서 선수 육성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WWE-미프로레슬링-가 MTV와 손잡고 프로레슬러 육성과정을 보여주는 ‘터프 이너프’ 형식의 프로그램)을 방영중이거든요. 근데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괜찮은 편이에요.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 때 당장은 어렵지만 올해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해요.

프라이드와 K-1의 전쟁을 보면 개인적으로 K-1이 어렵다고 봐요. 비록 연말 이벤트의 TV시청률에서는 프라이드가 밀렸지만 그건 좀 다른 얘기에요. 우선 K-1이 쌓아놓은 게 있어요. 97년에 시작한 소위 후발단체인 프라이드보다 앞선 93년부터 시작한 K-1이에요. 프라이드가 시작할 때 K-1은 이미 도쿄돔으로 들어갔거든요. 또한 프라이드는 진지한 매치업인데 반해 K-1은 흥미를 끌만한 매치업으로 일반인들을 사로잡았어요. 실제로 아케보노를 앞세워 단번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 끈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경기 수준을 보자면 프라이드가 훨씬 높아요. 그리고 현재 프라이드가 많이 따라잡은 상황이죠. 특히 K-1은 1세대를 이을만한 커다란 선수가 없어요. 밥샵은 이미 약발이 떨어진 상태이고 본야스키는 제가 보기에 약해요. 뚜렷한 라이벌도 없고요. 저도 K-1을 좋아하는 편인데 확실히 위기에요. 그들도 이 점을 자각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 얼마전 인터뷰 기사에서 보니 최홍만 선수의 K-1 진출에 대해서 비관적인 얘기를 하셨던데 대전 상대가 결정된 지금은 어떤가요?

▲ 우선 예상했겠지만 상대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한 경기도 안 뛰어본 선수라는 점에서 볼 때 그것 또한 모르거든요. 최홍만 선수가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어요. 아마 토너먼트 우승까지는 어려울 거에요. 다만 우승과는 별개로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근데 실제로 최홍만 선수처럼 적극적이고 튀는 사람들이 경기할 때도 화끈하게 해주더라고요. 상품성에 걸맞도록 말이죠. 따라서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지든 이기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어요.

- 최홍만 선수라면 잘 할 것 같아요. 바쁘실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멋진 해설 부탁드릴께요. 

▲ 네, 감사합니다.



[못 다한 이야기들]

- 올해 나이로 27살인 김대환 해설위원은 현재 학생과 해설자의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 작년 5월 그는 20살부터 만난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격투기 팬은 아니다. 그 역시 아내가 격투기 광팬이 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 그의 복싱 사랑은 대단하다. 킥복싱 선수 시절에도 복싱 펀치를 많이 쓰는 스타일이었다. 실제로 타이슨과 UFC 중 어느 쪽의 첫 인상이 더 충격적이었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타이슨의 손을 들어주었다.

-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너무 많다며 난감해하는 그는 압박이 계속되자 결국 ‘호드리고 노게이라’를 선택했다.

- 그는 2004년 프라이드 남제 때 마크헌트 vs 실바 경기에서 마크헌트 위주로 중계한 것을 방송이 끝난 다음에야 알았다. 생중계 경험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생전 볼 수 없었던 실바의 허우적되는 모습에 충격 받고 자신도 모르게 마크헌트 편에 서버렸다고.




<공동 취재: 경기도청 미디어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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