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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되지 못했던 모라타, 부메랑 되어 돌아오다

기사입력 2015.05.14 06:04 / 기사수정 2015.05.14 06:5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버림 아닌 버림을 받았던 알바로 모라타가 마드리드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모라타는  14일(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12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며 유벤투스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모라타의 이 한 골로 유벤투스는 레알 마드리드를 합계 전적 3-2로 승리해 12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모라타의 득점은 승리로 직결됐다.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던 유벤투스는 원정팀에게는 까다로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전반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줘 끌려가고 있었다. 0-1로 뒤져 있었고 이대로 끝나면 원정다득점에서 밀려 결승행은 물건너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모라타가 유벤투스를 살려냈다.

후반 12분 폴 포그바가 헤딩으로 연결해준 공을 받아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문 정면을 바라고 강하게 슈팅을 날렸다. 발을 떠난 공은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의 손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 동점골 하나로 유벤투스는 경기 운영에 탄력을 받았고 남은 시간동안 빗장 수비를 앞세워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자 레알 홈팬들은 머리를 감싸쥐며 안타까워했고 레알 선수단은 망연자실해 했다. 모라타의 한 골이 비수다운 비수가 된 순간이었다.

모라타는 레알에서 미운 오리새끼 같은 선수였다. 지난해 여름에 레알을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레알 유스팀 카스티야에서 성장했던 그는 특급 유망주로 촉망을 받았지만 현실은 '만년 후보'에 불과했다.

결국 레알에서 백조가 되지 못했던 모라타는 기회를 찾아서 이적시장으로 떠밀리듯이 나와야 했다. 그리고는 2000만 유로(한화 약 241억원)에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적 초반에는 몸값에 대한 논란과 만만치 않은 주전경쟁으로 어려운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점차 자신의 진가를 과시하면서 올 시즌에는 카를로스 테베즈와 함께 유벤투스의 간판 투톱으로 자리매김했다.

활약과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그를 바라보던 시선도 바뀌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레알에서 그의 복귀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하지만 모라타는 유벤투스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하면서 복귀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애증의 친정팀을 만났을 때도 침착했다. 4강 1차전에서는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친정의 가슴을 아프게 하더니 직접 고향을 찾은 2차전에서도 결정적인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스스로 복수를 벼른 부메랑이 되었다. 이를 보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답답한듯 쓴 입맛을 다셔야만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알바로 모라타 ⓒ AFP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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