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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역투' 권혁, 친정팀에 선보인 '투혼 이글스'

기사입력 2015.05.13 06:47 / 기사수정 2015.05.13 04:02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한 편의 영화였다. 한화 이글스 권혁(32)이 '빗속 역투'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한화는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3차전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날 권혁은 한화의 여덟번째이자 마지막 투수로 나와 2이닝을 책임졌다.

권혁은 4-3으로 한 점 앞서있는 8회초 등판했다. 조금은 불안했다. 진갑용과 김상수는 각각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나바로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바로 구자욱에게 2루타를 맞으며 1실점해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화는 9회초 이종환의 볼넷과 강경학의 3루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아웃카운트 세 개만을 남겨둔 9회말, 권혁이 다시 마운드에 섰다. 
 
이 즈음부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투수와 타자 모두 제대로 공을 던지고 치기 어려울 정도로 거센 바람을 동반한 비였다. 그럼에도 권혁은 침착하게 한 구, 한 구를 집중해서 던졌고, 선두 최형우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비는 더 세차게 내렸다. 마운드 상태가 나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권혁은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연거푸 털어냈지만 비에 젖은 마운드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비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지며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던 권혁은 이승엽 타석에서 미끄러져 보크로 박석민의 진루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비바람도 권혁의 투지는 씻어내지 못했다. 이승엽의 땅볼 타구로 선행 주자를 잡은 권혁은 박찬도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이날 경기를 종료시켰다. 빗속에서 뜨거운 눈빛으로 승부에 집중하던 권혁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나서야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총 43구를 던진 권혁은 승리투수의 기쁨까지 안았다.

정규시즌 들어 처음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오른 대구구장 마운드였다. 지난달 14일 대전 삼성전에서 처음 친정팀을 상대했던 권혁은 "적으로 만났기에 내가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이날 역시 권혁은 한화의 승리 외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은 듯 보였다.

권혁은 한화에서의 야구가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했다. 이제 완전한 '한화맨'이 된 권혁은 이날 자신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익숙할 대구 마운드에서, 한화가 외치고 있는 '투혼 이글스'를 온몸으로 보여줬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권혁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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