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경산, 조희찬 기자] 치킨과 맥주, 일명 '치맥'이 골프 코스에 젊은 세대까지 끌어들이며 '新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8일부터 사흘간 경북 경산에서 201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이 열리고 있다.
사실 부러웠다. 현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최다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피닉스오픈은 주 골프 인구 층인 40~60대 뿐만 아니라 20~30대도 쉽게 골프장을 찾는다. '콜로세움'이라고 불리는 피닉스오픈 16번홀에선 수만명의 갤러리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고 소리를 지른다.
그 정도까지의 자유분방함은 아니더라도, 20·30대들을 골프장에 끌어들일 수 있는 문화가 생기길 바랐다.
그리고 국내 한 치킨 회사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 새로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치킨 냄새가 진동하는 경산CC에선 대회장 곳곳에 치킨과 맥주를 들고 있는 갤러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족들도 풀밭에 삼삼오오 둘러 않아 소풍 분위기를 연출한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다. 통상적으로 '치맥'과 스포츠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야구장이다. 야구장에선 떠들썩함이 더 익숙한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걱정도 앞섰다. 야구장에선 적당히 술을 즐기는 대부분과 달리 소수가 '고주망태' 돼 주변 분위기를 흐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골프장은 소음이 허락되지 않는 공간이다.
하지만 대회 관계자는 "사건 사고를 막기 위해 입장권과 함께 맥주 및 치킨 교환권을 1인에게 1장씩만 분배하고 있다. 또 모든 맥주캔을 플라스틱 컵에 따라줘 사전에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에서 치맥'이라는 이색적인 대회가 펼쳐지자, 젊은이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막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던 김현중(31) 씨는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지만, 골프장을 찾는 건 처음이다. 골프장에 와보니 좋다. 잔디도 밟고, 공간도 여유가 있다. 또 시간 제약도 없어 좋은 것 같다. 특히 골프장에서 치킨과 맥주를 접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색적인 데이트'가 됐다고 기뻐했다.
물론 주최 측의 특성 덕분에 조성될 수 있던 분위기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들이 한쪽으로 치우쳤던 골프 관람층을 넓힐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좋은 계기였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